
명장 신치용(67) 전 삼성화재 감독의 가르침이 옛 제자 레오나르도 레이바(32·등록명 레오)를 통해 OK금융그룹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OK금융그룹은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9, 22-25, 29-27, 17-25, 15-10)로 승리했다. 최근 3승 1패로 상승세에 있던 OK금융그룹은 대한항공마저 잡아내며 4승 4패(승점 12)로 5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대한항공은 승점 1점만을 챙기며 6승 2패(승점 19)로 1위를 유지했다.
이날 레오는 블로킹 3점, 서브 4점 포함 총 25점으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공격 성공률은 40%로 높지 않았으나, 4세트 휴식 후 5세트 초반부터 2연속 블로킹 득점 및 서브 에이스로 기선을 제압해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후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첫 세트 같은 집중력으로 경기 내내 뛰다 보니 근육이 지친 것 같다. 확실히 예전의 레오는 아니라 5세트 내내 전과 같은 집중력을 보여줄 순 없다. 하지만 여전히 공격력이 나쁘지 않아 다른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많이 오고 있다. 그런 면에서 레오의 영향력이 크다"고 칭찬했다.
베테랑 외국인 선수의 긍정적인 영향력은 경기력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도 지대했다. 석진욱 감독은 최근 팀의 상승세의 이유로 경기 중에도 선수들끼리 많은 대화를 하는 점을 꼽았다. 생각 없이 파이팅을 외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하게 누구의 잘못인지 원인을 파악한다. 그리고 선수들끼리 다음부턴 이렇게 하겠다고 약속을 한 뒤 그 약속을 꼭 지키려 노력하는 흐름이다.
레오는 스승이자 명장 신치용(67) 전 삼성화재 감독의 가르침을 OK금융그룹 선수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는 정확히 10년 전 삼성화재로 V리그에 입성해 역대급 외국인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대상은 주로 조재성(27)이었다. 레오는 "조재성한테 특히 많이 이야기한다. 그는 웃음이 참 많은 선수"고 웃으면서 "상대편에 친구가 있어도 코트 안에서는 전쟁이니 최대한 강하게 보여달라고 주문한다. 신치용 감독님께 그렇게 배웠다"고 말했다.
이날도 많은 웃음을 보인 조재성이었지만, 공격 성공률 61.54%로 18득점, 리시브 효율 41.18%로 공·수 양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차지환(26) 역시 공격 성공률 50%로 14득점, 리시브 효율 44.44%로 레오를 지원했다.
레오는 "조재성, 차지환과 지난해부터 함께 뛰었는데 재능은 있었다. 다만 실력으로 다 못 보여주던 부분이 있었는데 올해는 경기력으로 나오고 있다. 연습 때도 대화를 하면서 맞춰가고 있고 정신력 측면에서도 지난해보다 좋아진 것 같다. 두 사람 모두 지금보다 더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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