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저연차 다년계약' 시대 열린다... ML은 6G 출전 후 9년 계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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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기자
NC 구창모(오른쪽)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후 임선남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NC 구창모(오른쪽)가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한 후 임선남 단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최근 KBO 리그에서 비(非)FA 다년계약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제는 메이저리그(MLB)처럼 '입도선매'가 이뤄질 수 있을까.


NC 다이노스는 지난 17일 "구창모와 비(非)FA 다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FA 자격 요건에 따라 6년 125억 원(2024시즌 이후 FA)에서 최대 7년 132억 원(2024시즌 이후 FA 자격 획득 못했을 때) 규모가 된다.


지난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NC에 입단한 구창모는 통산 163경기에 등판해 46승 34패 4홀드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 중이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규정이닝을 한 번도 채우지 못했지만, 2020시즌에는 9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74를 기록하는 등 에이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구창모의 계약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FA까지 기간이 1년 넘게 남았다는 점이다. 2016년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은 그는 현재 FA 자격을 충족하기까지 최소 2시즌이 남은 상황이다. 이는 KBO 리그 역사상 최초의 일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2021년 말부터 FA 자격을 얻지 못한 선수도 다년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SSG 랜더스가 박종훈(5년 65억 원)과 문승원(5년 55억 원), 한유섬(5년 60억 원) 세 선수를 묶어뒀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도 외야수 구자욱(29)과 5년 120억 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


2022시즌 종료 후에도 박세웅(27)이 롯데 자이언츠와 5년 90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 앞서 이를 경험한 5명의 선수는 모두 FA 시장에 나오기 1년 전에 장기계약을 맺었지만 구창모는 2시즌 이상 남은 상태에서 이를 실행했다.


NC는 이번 계약을 발표하면서 "장기간의 동행을 희망하는 구단과 선수의 생각이 일치하여 장기계약이라는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임선남 NC 단장은 "구창모가 타 구단이나 해외로 이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창모가 선례를 남기면서 KBO 리그에도 메이저리그와 같이 저년차에 장기계약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2008년 탬파베이 레이스 시절의 에반 롱고리아. /AFPBBNews=뉴스1

메이저리그는 좋은 유망주가 있다면 미리 묶어놓는 성향이 있다. 특히 탬파베이 레이스가 이런 사례를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과거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에반 롱고리아(37)는 빅리그 6경기 출전 후 9년 4400만 달러 계약을 맺었고, 좌완 맷 무어(33)는 아예 정규시즌 3차례 등판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최대 8년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극단적인 사례가 아니더라도 메이저리그에는 연봉조정자격도 얻기 전에 연장계약을 맺는 사례가 더러 있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샌디에이고)의 경우 빅리그 2시즌을 치른 후 무려 14년 3억 40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에 합의했다.


물론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의 상황은 다르다. FA 자격도 올 시즌 종료 후 대졸 7년, 고졸 8년으로 축소된 KBO와는 달리 메이저리그는 서비스타임 6시즌을 채우면 된다. 또한 3년 차 시즌 이후 연봉조정자격을 준 후, 구단이 논텐더로 방출할 수 있도록 한 메이저리그와는 달리 한국은 구단들이 대부분 서비스타임을 모두 채운 후 시장에 내놓는다.


그래도 저년차 장기계약은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와 달리 저년차에도 활약에 따라 억대 연봉이 가능한 한국 상황에서 구단은 지출을 고정시키고, 선수의 전성기인 20대~30대 초반 시기에 붙잡아 둘 수 있다. 선수로서도 계약을 통해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계약 종료 후에도 적은 나이이기 때문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구창모의 경우에도 정상적으로 FA 조건을 채우고, 국제대회를 통해 병역특례를 받는다면 만 31세 시즌 종료 후 다시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여전히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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