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야구 10년의 에이스가 부상으로 인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승선하지 못할 전망이다. 그러나 그와 함께 '좌완 트로이카'를 이룬 선수들은 여전히 활약이 기대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4일 2023 WBC 이강철호의 엔트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제출한 관심 명단 50인을 주축으로 해서 로스터가 꾸려질 전망이다.
야수진에서는 2017년 대회와 비교해 중심 선수들의 세대교체가 잘 이뤄졌다. 지난해 KBO MVP 이정후(25·키움)를 주축으로 강백호(24·KT), 김혜성(24·키움) 등이 최근 몇 시즌 동안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들은 추신수(41·SSG), 이대호(41·은퇴) 등의 뒤를 이어 타선의 키플레이어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투수진에서는 아직 과거의 에이스들에 필적할 젊은 선수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구창모(26·NC), 원태인(23·삼성) 등이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한때 부동의 1선발이었던 류현진(36·토론토)만큼은 아니다.
류현진은 KBO 통산 98승, MLB 75승을 기록하며 한·미에서 모두 활약한 좌완 에이스다. 불과 2년 전인 2021년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14승을 거두며 선발진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국가대표팀에서도 류현진은 2006 도하 아시안 게임을 시작으로 2010 광저우 아시안 게임까지 4년 동안 개근한 선수다. 특히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04를 기록하며 금메달의 1등 공신이 됐고, 2009 WBC에서도 저조한 컨디션 속에서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2.57의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류현진은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2013년과 2017년 WBC는 각각 메이저리그 진출과 어깨 수술로 인해 뽑히지 못했다. 빅리거들이 참가하지 않은 프리미어 12나 아시안 게임 등에서도 나오지 않았다. 그나마 2021년에 열릴 예정이던 WBC가 마지막 기회였지만 코로나19로 연기됐고, 그 사이 토미 존 수술(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이번에도 나오지 못하게 됐다.
비록 36세의 나이지만 류현진의 불참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다. 2013 WBC 대표팀 출신인 윤희상(38)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류현진이 수술 때문에 나오지 못하는 공백이 아쉽다"며 "신·구 조화는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대표팀에는 여전히 베테랑 두 선수가 남았다. 바로 김광현(35·SSG)과 양현종(35·KIA)이다. 둘은 과거 류현진과 함께 '좌완 트로이카'를 이뤘던 선수로, 류현진만큼이나 많은 국가대표 경험이 있다.
2022시즌에도 여전한 실력을 과시했다. 김광현은 지난해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하며 팀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런 활약 속에 그는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양현종 역시 175⅓이닝을 소화하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 3.85의 성적을 나타냈다. 두 선수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돌아와 건재함을 증명했다.
윤희상 위원은 "김광현과 양현종이 (엔트리에) 들어간다면 충분히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두 선수가 팀의 리더로서 잘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을 내놓었다.
앞선 4번의 WBC에 개근한 김태균(41) KBS N 해설위원은 "국제대회에서는 한 경기를 잡아야 할 확실한 에이스, 그리고 중간계투나 마무리투수에서도 확실한 카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이들 베테랑 선수들이 확실한 실력을 보여주며 후배들을 이끌어야 새로운 필승카드의 등장도 이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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