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2%, 김민선(24·의정부시청)이 압도적인 득표율로 제104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차지했다. 세계를 호령하는 '빙속 新(신) 여제'로 떠오른 그에게 국내 무대는 좁게만 느껴졌다.
20일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김민선은 기자단 투표 결과, 유효 53표 중 42표를 획득해 동계체전 MVP로 선정됐다.
김민선은 이번 동계체전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와 1000m에서 대회 신기록을 갈아치웠고 팀추월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올랐다. 어찌보면 당연한 명예다.
빙속에 관심이 있는 팬들이라면 김민선의 이름을 처음 들은 건 꽤 오래 전일 것이다. 김민선은 5년 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많은 이들에게 자신의 얼굴을 알렸다. 그러나 당시 대회 직전 허리 부상을 당해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그렸지만 '포스트 이상화'라는 기대를 받았기에 아쉬움이 뒤따랐다.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500m에선 7위, 1000m에서 16위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불과 1년 사이 김민선은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2023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세계대학경기대회(동계유니버시아드)에서 3관왕을 차지한 그는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6차 대회 여자 500m에서 금메달 5개와 은메달 1개를 수확했다. 전 대회 석권에 실패한 게 아쉽게 느껴질 정도로 김민선은 단거리 빙속 여제로 변모했다.
국내 대회에선 경쟁자가 아닌 과거의 이상화와 싸웠다. 지난달 27일 열린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일반부 500m에서 37초90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2016년 이상화(은퇴)의 대회기록(38초10)을 0.2초 단축했다.
다음날 1000m 경기에서도 1분16초35로 대회 기록을 새로 쓰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2013년 이상화가 작성한 1분18초43보다 2.08초나 빨라진 기록이다.
김민선은 이제 공식적인 여제 등극까지 단 한 걸음만을 남겨두고 있다.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 공식적인 대관식에 오를 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김민선이 완벽한 시즌 마무리를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선수 2726명과 임원 1484명 등 총 4210명의 17개 시·도선수단이 참가한 제104회 동계체전은 이날로 마무리됐다. 경기도가 메달합계 285개, 총 1396점을 획득하며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무려 한국 체육사 최초로 체전 20연패 기록을 썼다. 서울이 929점으로 2위, 강원이 863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김민선 외에도 돋보인 이들이 많았다. 스피드스케이팅 양호준(18·의정부고)은 1500m, 5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동계체전 2대회 연속 4관왕 영예를 안았고 박상언(21·한국체대)은 5000m, 10000m, 팀추월, 매스스타트에서 우승하며 또 다른 4관왕이 됐다. 쇼트트랙에선 김길리(19·서현고)가 여자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동시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크로스컨트리에선 변지영(25·경기도청), 조다은(14·화순제일중)이 클래식, 복합, 프리, 계주, 스프린트 등 5개의 세부종목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5관왕에, 나경준(13·다시초), 김우석(16·진부중), 김선규(19·진부고), 이진복(21·단국대), 이의진(22·부산시체육회)도 각각 금메달을 4개씩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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