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이상희 통신원] 최지만(32)과 배지환(24)의 소속팀 피츠버그가 5월 들어 급추락하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를 두고 '매기의 저주'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피츠버그는 15일(한국시간) 현재 시즌 22승 19패(승률 0.537)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에 올라 있다. 지구 1위 밀워키(23승 17패)와는 1.5경기 차로 그다지 큰 격차는 아니다. 그러나 시즌 초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크게 꺾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달 하순만 해도 피츠버그는 7연승을 달리는 등 7할이 넘는 승률로 지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당시 데릭 쉘튼(53) 피츠버그 감독은 팀이 10연승을 하면 '삭발'을 하겠다는 약속을 할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4월 18일부터 30일까지 12경기에서 11승 1패의 파죽지세였다.
하지만 단 2주 만에 전혀 다른 팀이 되고 말았다. 5월 1일 워싱턴전부터 7연패에 빠지더니 최근 13경기에서 2승 11패의 충격적인 성적을 거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피츠버그 팀 안팎에서 '매기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매기는 피츠버그 내야수 드류 매기(34)를 가리킨다.
2010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15라운드에서 피츠버그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한 매기는 이후 LA 다저스, 클리브랜드, 미네소타, 필라델피아를 거쳐 지난해 12월 다시 친정팀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12년 동안 메이저리그 출장 경력은 단 1경기도 없었다. 미네소타 소속이었던 2021년 9월 빅리그에 콜업된 적이 있으나 단 한 타석도 소화하지 못한 채 다시 마이너리그로 강등된 아픈 경험이 있었다.
그랬던 매기에게 올해 또 한 번 기회가 찾아왔다. 그는 지난달 24일 삼촌의 장례식에 참가하기 위해 잠시 전력에서 이탈한 주전 외야수 브라이언 레이놀즈(28)를 대신해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 13년이란 긴 기다림 끝에 27일 다저스전에서 8회 대타로 나와 마침내 빅리그 무대를 다시 밟은 그는 이후 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6타수 2안타), 1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지난 달 30일 레이놀즈가 복귀하면서 다시 마이너리그로 돌아갔다. 예정된 이별이었다.
눈에 띄는 점은 매기의 마이너리그 재강등 전후 팀 성적이다. 피츠버그는 매기가 팀에 머문 동안 치른 5경기에서 4승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그가 마이너리그로 다시 돌아간 후로는 13경기에서 무려 11패를 기록했다. '매기의 저주'라는 말이 나올 만한 성적이다.
피츠버그 구단도 이런 사실을 의식한 듯 최근 팀 SNS 계정을 통해 '매기의 저주'라는 제목과 함께 '매기가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간 뒤 피츠버그는 10경기에서 9패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저주를 풀기 위한 일종의 고육책으로 보였다. 피츠버그는 15일 볼티모어와 원정 경기에서 4-0으로 이겨 4연패를 끊고 5월 들어 2번째 승리를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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