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의 '좌투수 공포증'이 이어지고 있다. 왼손투수가 선발로 나오면 성적이 매우 저조하다.
롯데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이렇게 되면서 이번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가 됐다.
롯데는 이날 김민석(중견수)-한동희(3루수)-전준우(좌익수)-안치홍(2루수)-윤동희(우익수)-국해성(지명타자)-김민수(1루수)-지시완(포수)-이학주(유격수)의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유강남(31)과 노진혁(34), 고승민(23), 안권수(30) 등 주전 선수가 대거 빠졌다.
유강남은 전날 경기에서 런다운 플레이 도중 무릎 통증을 느낀 부분이 아직 완쾌되지 않으며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나머지 세 선수들은 상대 선발이 왼손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이날 상대인 NC가 지난해 상무에서 돌아온 좌완 최성영(26)을 선발로 예고했기 때문이다.
최성영은 2019년 82⅓이닝을 던지며 4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하는 등 선발 경험이 풍부한 선수다. 하지만 입대 직전 시즌(2020년)에는 평균자책점 6.08로 부진했고, 이후 군 복무 공백기를 가지는 등 1군에서 확실히 통한다는 느낌은 덜했다.
그러나 롯데는 이날 최성영에게 5이닝 동안 5회 안치홍의 내야 땅볼로 한 점을 얻는 데 그쳤다. 2회를 제외하면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으나 정작 홈으로 불러들이지를 못했다. 1회 2사 만루, 4회 1사 2, 3루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게 컸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롯데는 올 시즌 좌완 선발투수를 상대한 경기에서 1승 8패(승률 0.111)에 그치고 있다. 김광현, 커크 맥카티(이상 SSG), 웨스 벤자민(KT) 같은 1, 2선발급 투수부터 신인 윤영철(KIA)까지 롯데를 상대로 승리를 챙겨갔다. 유일하게 이긴 경기인 지난달 21일 창원 NC전에서도 상대 선발 구창모에게 6이닝 4안타 7삼진 무득점으로 꽁꽁 틀어막혔다.
당연히 상대 성적도 좋지 않았다. 올해 롯데를 상대하는 왼손 투수들의 피안타율은 0.219에 그쳤다. 이는 리그 평균(0.249)보다 아래에 있고, 10개 구단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치였다. 장타율은 10팀 중 유일하게 0.3보다 낮았다(0.262).
면면을 보면 좌타자들이 좌투수를 공략하지 못하고 있다. 고승민은 18타수 1안타(타율 0.056), 노진혁은 24타수 4안타(타율 0.167)에 머무르고 있다. 외국인 타자 잭 렉스도 0.179의 좌투수 상대 타율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개인 평균보다 훨씬 낮은 기록이다. 오히려 신인 김민석이 타율 0.294로 왼손 상대 선전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타자라고 사정이 나은 편은 아니다. 그나마 유강남(타율 0.476)이나 윤동희(0.313)가 선전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평범한 성적을 기록 중이다.
당연히 코칭스태프도 이를 파악하고 있다. 래리 서튼(53) 롯데 감독은 24일 경기 전 라인업에 대해 언급하며 "감독으로서 해결할 문제는 좌완 선발을 만났을 때 이기는 경기를 만드는 것이다"며 "올해 좌투수 상대로 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튼 감독은 "하지만 기록보다는 좋은 팀이고, 그걸 증명하기 위해 승리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이날 역시 달라지지 않았다.
24일 경기 기준 공동 1위인 SSG는 김광현과 맥카티, 오원석 등이 포진했고, 5할 승률 이상 팀인 NC(구창모)와 KIA(양현종, 이의리)도 에이스급 좌완이 버티고 있다. 하위팀인 한화(리카르도 산체스)와 KT(벤자민) 역시 좋은 왼손 투수가 있는 상황이다. 올 시즌 본격적으로 선두 싸움에 들어가고 있는 롯데는 좋은 왼손 투수를 공략해야 승리를 챙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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