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파엘 나달(37·스페인), 로저 페더러(42·스위스)과 함께 '테니스 빅3'로 불렸던 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 이젠 이들 중에서도 당당히 '메이저킹' 등극과 함께 GOAT(Greatest Of All Time)의 반열에 올랐다.
세계 3위 조코비치는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남자 단식 결승에서 카스페르 루드(노르웨이·4위)를 3-0(7-6<7-1> 6-3 7-5)으로 꺾고 정상에 섰다.
테니스 새 역사를 쓰다, 나달 텃밭 클레이코트서 라이벌 넘은 조코비치
2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이는 단식 통산 최다 우승 기록이다. 라이벌이기도 한 나달(15위)과 22회로 어깨를 나란히 했던 조코비치는 명실상부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지난해 은퇴한 페더러는 20회에서 멈춘 상태다.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은 나달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경이로운 체력을 바탕으로 클레이 코트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나달은 '흙신'이라 불리며 롤랑가로스에서만 14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엉덩이 부상으로 불참했고 조코비치는 라이벌의 주무대에서 당당히 '메이저킹'의 자리에 등극했다. 앞서 2016년과 2021년 단 두 차례만 정상에 올랐던 프랑스 오픈이기에 더욱 뜻 깊은 피날레였다. 더불어 조코비치는 만 36세 20일로 종전 나달(36세 2일)의 대회 최고령 우승 기록도 갈아치웠다.
황혼기라 표현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지만 조코비치는 놀라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거부해 나서지 못한 지난해 US오픈을 제외하면 지난해 윔블던과 올해 호주오픈에 이어 그랜드슬램 3연패다.
통산 23회 메이저 우승으로 지난해 은퇴한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와도 어깨를 나란히 한 조코비치는 이제 그랜드슬램에서 한 차례만 더 정상에 서면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나아가 올 시즌 남은 메이저대회인 윔블던과 US오픈에서 연이어 정상에 서면 한 해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는 진기록도 이룰 수 있다.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3회 이상씩 우승을 차지한 것도 조코비치가 유일하다. 호주오픈에서 가장 많은 10차례 정상에 섰고 윔블던에서 7회, US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세 차례씩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조코비치 "나달과 페더러가 날 정의했다"-나달 "상상할 수 없었다, 놀라운 성과"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 따르면 우승 상금은 무려 230만 유로(31억 원)을 거머쥔 조코비치는 "토너먼트, 특히 오늘 경기를 치르면서 역사가 걸려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며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 내가 메이저대회에서 나달과 페더러보다 한 발 앞섰따는 게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달, 페더러에 대한 질문에 "항상 나 자신과 이 선수들을 비교했다. 둘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위대한 라이벌"이라며 "실제로 그들이 나를 선수로서 정의했다고 수차례 말했고 내 성공은 어떤 면에서 우리의 라이벌 구도의 영향을 받은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전히 더 높은 곳을 원한다. 조코비치는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면 이미 20년 동안 이어온 커리어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여전히 동기부여를 느낀다. 벌써부터 윔블던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나달도 축하인사를 전했다. 자신의 트위터 게시글에 조코비치를 태그하며 "놀라운 성과를 축한다"며 "23회 우승이라는 건 불과 몇 년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는데 당신이 해냈다. 가족, 팀과 함께 즐겨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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