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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다", "비겁하다", "비겁하다" 순둥이 FA 투수가 로봇 심판을 마주하는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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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우종 기자
LG 함덕주가 5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LG 함덕주가 5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지난 시즌 LG의 핵심 불펜으로 활약하며 생애 첫 FA(프리에이전트) 계약까지 맺은 함덕주(29). 그는 2024시즌부터 새롭게 도입되는 이른바 로봇 심판,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함덕주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의 신년 인사회 행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LG에 잔류하는 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 생각했다. 또 LG에서 제일 좋은 조건을 제시해 준 것 같아,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빠르게 계약했다. 신혼여행 기간에는 계약에 관한 이야기를 일절 나누지 않았다. 그리고 다녀오고 바로 통화한 다음에 계약했던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함덕주는 2013년 두산베어스에 입단한 뒤 2021년 트레이드를 통해 LG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2023시즌에는 57경기에 등판해, 4승 4세이브 16홀드 55⅔이닝 평균자책점 1.62로 맹활약했다. 또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에 등판, 3⅓이닝 동안 1승 평균자책점 2.70의 성적을 올리며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함덕주는 2023시즌 종료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지난달 24일 LG와 계약기간 4년 총액 38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14억원, 인센티브 18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후 LG 구단은 "함덕주는 국가대표 경력을 포함해 많은 경험을 가진 투수"라면서 "2023시즌에는 건강함을 되찾으면서 가장 좋았을 때 모습을 보여줬다. 또 팀의 필승조에서 맡은 바 역할을 다했다. 앞으로도 건강하게 마운드에서 팀을 위해 던져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계약 규모의 절반 가까운 금액이 옵션으로 채워져 눈길을 끌었다. 이에 관해 함덕주는 "지난해 워낙 성적이 좋았는데, 그렇게까지 안 해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옵션이다. 건강하게 1군에서 던질 수만 있다면 충분히 받을 수 있을 정도다. 성적과 같은 부분에 대한 건 크게 없다"고 설명했다.


함덕주(오른쪽)와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이 계약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KBO는 2024시즌부터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을 도입한다. 당연히 공을 던지는 투수들은 로봇 심판의 존에 잘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함덕주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는 "비겁하지만"이라는 단어를 세 차례나 웃으며 꺼내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함덕주는 "일단 스트라이크 존이 어떻게 형성될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속구는 어차피 어느 정도 다 비슷하게 찍힐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함덕주가 키포인트로 꼽은 건 변화구였다. 그는 "아무래도 모든 투수들의 변화구 궤적이 다 다르다. 저도 그런 부분을 많이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 오히려 그런 부분을 잘 이용하려고 할 것 같다. 만약에 높은 공이나, 그런 걸 잘 잡아준다면 더 많이 던질 것 같기도 하다. 또 낮게 깔리는 게 걸쳤다고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면, 그것도 좀 비겁한 것 같지만(웃음) 어쩔 수 없이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함덕주는 동료들 사이에서 '순둥이'로 불릴 만큼, 착한 성품을 자랑한다. 그런 함덕주가 '비겁하다'라는 단어를 꺼내니 다소 어색했던 것도 사실. 그렇지만 함덕주가 말했듯이 로봇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잘 이용하는 건 실제로 비겁한 게 아니라 영리한 거라 봐야 한다. 2024시즌 10개 구단 모든 투수들의 과제이기도 하다.


함덕주는 "이번 스프링캠프 기간에 로봇 심판의 존 적응을 위한 연습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겠다. 만약 연습할 수 있다면 속구보다는 변화구를 많이 던져보면서 체크해봐야 할 것 같다. 만약 어느 부분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준다면, 계속해서 공략해야 할 것이다. 비겁하지만(웃음) 그렇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퓨처스리그에서는 딱 한 번 로봇 심판 경기를 해봤던 것 같다. 제가 바깥쪽을 완전히 깊게 보고 던지는 스타일이라, 스트라이크 같다고 생각했는데 볼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오히려 변화구가 숏 바운드처럼 들어갔는데, 스트라이크 콜을 받은 적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방향으로 비겁하게 사용해야 할 것 같다"고 재차 웃으며 이야기했다.


2020년 8월 4일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LG 트윈스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로봇심판)을 바탕으로 한 투구 궤적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함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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