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야말로 미친 존재감이다. 한화 이글스 6주 단기 대체 외국인타자로 영입된 루이스 리베라토(30)가 폭발적인 타격감으로 기존 외국인 타자 에스테반 플로리얼(28)의 존재감을 빠르게 지워내고 있다.
리베라토는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서 2번 타자 및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0 3타점 1득점 2삼진으로 활약하며 한화의 5-2 역전승을 이끌었다.
상대는 만만치 않았다. 경기 전까지 15경기 5승 3패 평균자책점 1.94, 88이닝 128탈삼진으로 리그 평균자책점 1위의 드류 앤더슨(31). 9이닝당 삼진 수가 13개를 넘어가고 올해 한화를 상대로도 1경기 5이닝 1실점 9탈삼진으로 강했던 선수였다.
처음 만난 리베라토 역시 앤더슨의 구위에 고전했다. 1회초 최고 시속 156㎞ 빠른 공에 연거푸 헛스윙만 세 차례하며 삼진 아웃당했고, 4회초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타이밍을 맞추지 못하는 모습. 그러나 3번은 당하지 않았다. 6회초 1사 1, 3루에 다시 타석에 선 리베라토를 상대로 앤더슨은 또 한 번 직구만 연거푸 던졌다.
앞선 두 타석에서 7개의 직구를 맞히지 못하던 리베라토는 초구를 파울로 만들더니 높게 들어오는 2구째 직구는 우측 담장 밖으로 빠르게 넘겼다. KBO 데뷔 첫 홈런이었다. 이 홈런을 시작으로 최인호가 적시타를 치고 8회초 1사 만루에서 또 한 번 우익수 희생플라이 1타점을 추가하면서 한화는 앤더슨을 잡을 수 있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리베라토는 "홈런을 쳐서 정말 기쁘다. 치고 나서 좋은 결과가 나올 줄은 알았는데 홈런이 될 줄은 몰랐다. 앤더슨이 좋은 투수라는 건 알고 있었고, 홈런 치고 내려오니 폰세도 고맙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중요한 상황이었고 첫 홈런이었기 때문에 세리머니가 크게 나왔다. 나는 또 항상 에너지가 많기 때문에 세리머니를 크게 한다"고 덧붙였다.
리베라토는 지난 17일 우측 새끼손가락 견열골절(뼛조각 생성)로 외국인 재활선수 명단에 오른 플로리얼을 일시 대체하기 위해 영입된 단기 외국인 선수다. 계약 기간은 6주로 계약 규모는 5만 달러(약 6800만 원)다. 플로리얼은 올해 85만 달러(약 12억 원)에 영입돼 65경기 타율 0.271(258타수 70안타) 8홈런 29타점 36득점 13도루, 출루율 0.333 장타율 0.450 OPS 0.783로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중이었다.
장타에 강점이 있는 타자는 아니었기에 리베라토가 플로리얼을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였다. 리베라토는 마이너리그에서 통산 11시즌 동안 910경기 86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746에 그쳤기 때문. 다만 올해 멕시코리그에서는 29경기 타율 0.373(126타수 47안타) 8홈런 29타점 3도루 OPS 1.138로 일발장타를 보여줬다. 한화 구단은 "리베라토는 좌투좌타로, 빠른 스윙 스피드를 바탕으로 강한 타구를 생산하는 스프레이 히터에 넓은 수비 범위를 보유한 준수한 중견수"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경문 한화 감독과 리베라토에게 KBO리그를 추천한 외인들은 그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리베라토는 르윈 디아즈(삼성), 소크라테스 브리토(전 KIA) 등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문 감독은 27일 경기 전 리베라토를 두고 "타자들이 공을 띄운다고 다 넘어가는 것이 아니다. 리베라토는 스스로 진루를 많이 하려고 노력하고 자기 스윙을 크게 하지 않는다. 저렇게 치다가 타이밍이 맞으면 넘어가는 것이다. 팀에 굉장히 고마운 타자"라고 칭찬했다.
리베라토 역시 "친구들이 내가 안타를 많이 치고 번트도 댈 수 있는 선수라 KBO리그와 잘 맞는 유형의 선수라고 했다"며 "난 항상 매번 타석에 들어갈 때마다 똑같은 생각을 한다. 공격을 계속 이어가고 공을 맞혀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베라토는 KBO리그 데뷔 후 5경기 중 4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 0.429(21타수 9안타) 1홈런 5타점, OPS 1.122를 기록 중이다. 적은 표본이지만, 중요할 때마다 한 방씩 쳐주면서 한화 팬들의 마음을 빠르게 사로잡고 있다. 다소 진지하고 플로리얼과 달리 쾌활한 성격으로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점도 관심을 끌고 있다.
리베라토는 "원정이든 홈이든 한화 팬들이 많이 찾아와 주셔서 원정도 홈처럼 느끼고 있다. 또 모든 팀원과 이야기하는데 특히 김태연 선수와 많이 이야기한다. 김태연이 내게 한국어를 알려주고 내가 스페인어를 알려주는 식이다. 한국의 흰밥도 정말 좋다"고 웃으며 "솔직히 말하면 내 계약이 6주짜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타석마다 열심히 한다는 생각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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