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구 수 제한이 있었지만, 그 매력을 알기엔 23구면 충분했다. KT 위즈 새 외국인 투수 패트릭 머피(30)가 한화 이글스 중심 타선을 압도하면서 화려한 KBO 데뷔전을 치렀다.
패트릭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홈경기에서 2이닝 동안 피안타와 볼넷 없이 3개의 삼진만 솎아내는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 시속 154㎞ 직구(6구)에 투심 패스트볼(4구) 커브(8구), 슬라이더(5구)의 다양한 로케이션으로 들어오는 패트릭의 공에 5점을 내며 기세 좋던 한화 타선도 속수무책이었다. 이날 한화에 0-5로 무기력하게 패한 KT에 유일한 볼거리였다.
패트릭은 7회초 팀의 3번째 선수로 등판해 한화의 1번 타자 이원석부터 상대했다. 패트릭은 빠른 투구 동작과 팔 스윙으로 초구부터 시속 153㎞ 빠른 공을 던지며 이원석을 당황케 했다. 그런가 하면 시속 130㎞ 초반에서 형성되는 커브로 스트라이크를 잡았고 마지막에는 다시 한번 153㎞의 빠른 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낮게 깔리는 투심 패스트볼과 스트라이크존 안팎으로 들어오는 커브의 조합은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루이스 리베라토도 완전히 타이밍을 빼앗긴 채 공 3개에 1루 땅볼로 물러났고 문현빈은 타이밍은 나쁘지 않았으나, 초구에 2루 땅볼로 잡혔다.
8회초에도 등판한 패트릭은 앞서 좋은 타구 질을 보였던 노시환, 채은성 클린업 타선을 상대했다. 패트릭은 노시환에게 주 무기인 슬라이더로 빠르게 스트라이크 2개를 잡더니 직구, 커브, 슬라이더를 차례로 던져 끝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채은성에게도 커브를 낮게 떨어트려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 마지막에는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대타 박정현 역시 3구 만에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면서 패트릭은 손쉽게 이닝을 마쳤다.
패트릭은 지난 11일 윌리엄 쿠에바스(35)를 대신해 영입된 우완 투수다. 연봉 27만 7000달러(약 4억 원)로 KT 나도현 단장은 "머피는 빠른 공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 커브 등의 구종을 고르게 구사할 줄 안다"고 소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 워싱턴 내셔널스,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쳤던 패트릭은 평균 시속 95마일(약 153㎞)의 빠른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슬라이더가 주 무기임에도 많은 삼진을 솎아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었다. 그보단 투심 패스트볼을 섞어 많은 땅볼을 유도해내는 투수였고 이닝 소화에 있어 유리할 것이란 평가가 있었다. 9이닝당 삼진이 2022년 메이저리그서 6.35개, 2023년 일본프로야구(NPB)서 6.98개에 불과했던 반면, 땅볼 비율(GB%)은 2023년 59.1%, 2024년 51.9%에 달했다.
하지만 KBO 첫 등판, 만만치 않은 타자들에게 슬라이더 2개, 투심 패스트볼 1개, 커브 1개 등 다양한 구종으로 헛스윙을 끌어내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앞으로 패트릭은 차츰 투구 수를 늘려 8월에는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KT의 목표다.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 전 패트릭에 대해 "(첫 등판은) 30개를 넘기진 않을 것 같다. 불펜만 하다 와서 선발로 내보내려면 빌드업이 필요하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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