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전 유격수 김주원(23)이 지쳐가고 있는 NC 다이노스. 그래도 사령탑이 신뢰하는 '수비 스페셜리스트' 김한별(24)이 후반기 도움을 줄 전망이다.
김한별은 최근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주원이가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다. 그래서 에너지가 되어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올 시즌 NC의 부동의 주전 유격수는 김주원이다. 그는 19일 기준 85경기 전 게임에 출전해 타율 0.259(320타수 83안타) 5홈런 29타점 56득점, 24도루(6실패), 출루율 0.352 장타율 0.366, OPS 0.718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체력 소모가 많은 유격수로서 테이블세터까지 소화하면서 김주원의 체력 부담은 커지고 있다. 이호준 감독도 지난 6월 "시즌 시작부터 매주 피로도를 체크하는데, 계속 주원이가 1등이다. 더 이상 기용해서는 안되는 수치 바로 아래까지 걸리고 있다"고 걱정했다. 선수 본인은 "잘해야 힘들다"고 하지만, 체력 고갈을 무시할 수 없다.
이에 이호준 감독은 김한별의 기용 빈도를 더 늘릴 뜻을 밝혔다. 이 감독은 "한별이는 유격수 쪽이 맞다. 주원이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겠다. 연장 들어가도 주원이를 못 바꿔줬는데, 한별이가 유격수 수비에서 보여줘서 주원이도 힘든 상황 되면 바꿔줄 수 있다"고 했다.
"수비에서는 인정하는 친구"라고 김한별을 칭찬한 이 감독은 "2루수 쪽으로 가면 움직임이 둔해지더라. 유격수에서는 여전히 좋다. 움직임이 다르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김주원을 2~3이닝 빼주거나, 스타팅에서 가끔 제외시킬 때 김한별을 투입할 뜻을 밝혔다.
최근 만난 김한별은 이 감독의 말에 대해 "처음 콜업되고 나가자마자 유격수 자리에서 실책을 해서 실망하셨을 것 같다"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내가 준비한 게 있으니 그걸 믿고 계속 하니 좋은 플레이도 나와서 다시 감독님께 믿음을 쌓은 것 같다"고 전했다.
김한별은 "전반기를 계속 달려왔으니 이번에 쉴 때 푹 쉬었다"며 "맛있는 것도 먹고, 팀 훈련을 이틀 같이 하면서 떨어진 감각을 찾으려고 열심히 준비했다"며 올스타 브레이크 기간 근황을 전했다. 이어 "광주에서 벌써 (4연전 중 3경기) 취소돼 아쉽긴 한데, 한편으로는 팀원들 체력을 쌓을 시기여서 오히려 좋은 방향으로 됐다"고 말했다.
전반기를 돌아본 김한별은 "중간에 다른 팀 못지 않고 부상자들도 많았고, 홈경기 없이 원정경기를 다니느라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감독님 말씀대로 (전반기) 5할 승률이 목표였다. 그게 이뤄져서 팀원들에게 고마웠다"고 얘기했다. 그는 "한두 경기 만에 순위가 계속 뒤집혀서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는 걸 목표로 세워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어느덧 프로 6년 차가 된 김한별은 유격수 수비에서 정평이 난 선수다. 이동욱 전 감독이나 손시헌 전 코치(현 SSG 수비코치) 등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이 감독 역시 "김한별은 대한민국에서 수비를 제일 잘한다고 생각했다"며 LG 코치 시절 트레이드를 추천하기도 했다.
현재 유격수와 2루수, 3루수를 보고 있는 김한별은 "어렸을 때부터 유격수를 하다 보니 시선이 달라서 어색했는데,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많이 보완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3루수는 고등학교 때 봤는데, 이제는 나가면 재밌다"고도 했다.
이 감독은 '수비 스페셜리스트' 김한별의 장점을 강화하기 위해 스프링캠프 기간 팀 타격훈련에서 그의 이름을 빼버렸다. 그래도 그는 야간 운동 때마다 나가서 타격을 했고,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김한별은 올해 정규시즌 42경기에서 타율 0.303(33타수 10안타), 3타점 9득점, OPS 0.698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표본은 적지만, 적어도 나올 때마다 1인분 정도는 해주고 있다.
김한별은 "타석에서도 내가 준비한 걸 보여주려고 계획을 세웠다. 감독님이나 코치님도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 주셔서 괜찮았다"고 밝혔다. 이어 "6년 차다 보니 형들에게 얘기를 들은 것도 있고, 그 중에서 내 것도 만들어서 서로 힘든 걸 얘기하면서 준비했다"고 말했다.
NC에는 내·외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최정원(25)을 비롯해 김한별과 김주원, 김휘집(23) 등 비슷한 나이의 내야 자원이 여럿 포진했다. 김한별은 "비슷한 나이대들이 엄청 친하다. 그리고 다들 너무 착해서 더 좋다"며 내아진의 좋은 분위기를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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