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기 캐치'를 선보인 LG 트윈스 내야수 구본혁(28)을 향해 사령탑인 염경엽 감독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LG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4-3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LG는 6연승과 함께 55승 2무 39패의 성적을 올렸다. 위닝시리즈를 확정한 LG의 리그 순위는 2위. 반면 두산은 2연패에 빠진 채 39승 4무 52패를 마크했다. 리그 순위는 9위.
지난 25일 두산전 승리의 상승세를 이어간 LG다. 당시 LG는 9회초 승부를 6-4로 뒤집자, 9회말 구본혁을 대수비로 투입했다. 3루수 문보경이 1루로 향하는 대신, 구본혁이 3루 자리에 들어왔다.
그리고 2차례 멋진 수비가 나왔다. 9회말 1사 2, 3루 상황. 김대한의 땅볼 타구를 잘 처리하며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그 사이 3루 주자 박계범이 득점하며, 점수는 6-5 한 점 차로 좁혀졌다.
이어 양석환의 자동 고의4구로 출루한 가운데, 타석에 이유찬이 들어섰다. 이유찬이 5구째를 공략했고, 타구는 3루 쪽으로 높이 떴다. 점점 타구가 관중석으로 향하는 상황. 이때 LG 3루수 구본혁이 이 공에서 끝까지 시선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투수들이 몸을 푸는 잠실구장 불펜 안쪽으로 향하는 타구를 경계 담장으로 올라간 뒤 낚아챘다. 묘기에 가까운 플레이. 경기를 마무리 짓는 구본혁의 호수비였다.
사령탑은 이 장면을 어떻게 봤을까. 경기 다음 날인 26일 염경엽 감독은 이에 대한 질문에 "(구)본혁이는 수비로서는 우리 팀의 최고라고 저는 인정한다"고 입을 열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염 감독은 "수비는 국가대표급이라고 봐야 한다. 2루와 3루, 유격수 등 어느 포지션에 갖다 놓아도 리그 톱(TOP)급"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염 감독은 "(포구 후) 글러브에서 공을 빼는 속도가 빠르다. 거의 우리나라에서 최고 빠를 것이다. 제가 그동안 봐왔던 선수 중에서는 강정호 다음으로 빠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2루수로 나가면 피벗 플레이(내야 땅볼 타구를 더블 플레이로 연결할 때 상대 1루 주자의 방해하는 슬라이딩 등의 동작을 피하면서 1루로 송구하는 플레이)가 좋아 더블 플레이로 잘 연결한다. 거의 한 발을 커버할 수 있을 정도다. 손목도 좋아 송구도 강하다"며 재차 칭찬했다.
지난 25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구본혁은 "평소 잠실야구장에서 수비 연습을 할 때마다, 머릿속으로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던 덕분에 실제 경기에서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야구를 하면서 제일 짜릿했던 수비였다. 타구를 보자마자 (불펜) 담장 밖으로 떨어지려고 했다. 넘어가도 아웃인지 규칙이 순간 헷갈려서, 일단 그냥 잡은 뒤 넘어가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떨어지려고 안 했으면 못 잡았을 것 같다. 떨어지려고 마음먹어서 그나마 건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나도 펜스를 보면서 한 번은 떨어지면서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했다. 높긴 해도 밑에는 잔디라 다이빙하면서 잡으면 진짜 멋있겠다고 생각했다. (지난해) 만루홈런 때랑 비슷한 느낌이다. 동료들도 다들 놀라 기분이 좋았다"며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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