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 폭염인데 11~12시에 축구를?' U-11 유소년대회 혹사 일정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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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 기자
 횡성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 경기 모습. 사진 속 인물·팀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횡성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 경기 모습. 사진 속 인물·팀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야말로 살인적인 폭염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전국 누적 온열질환자 수만 3000명에 육박할 정도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세 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난 데다, 누적 사망자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5일 격상시킨 폭염 재난 위기 경보는 지금도 '심각' 단계가 지속되고 있다.


축구계도 비상이다. 프로축구 K리그조차 폭염 탓에 킥오프 시간을 더 늦춰야 한다는 현장 목소리가 이어졌고, 프로축구연맹도 오후 7시가 아닌 오후 7시 30분·오후 8시로 늦출 수 있도록 하는 재량권을 각 구단에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축구연맹은 전국여자축구선수권대회 일반부 경기 시간을 오후 7시, 오후 8시 50분 경기로 각각 편성했다. 프로축구선수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경기력보다 선수 생명이 먼저"라며 폭염 속 경기 운영에 강한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처럼 전국이 폭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2일 강원도 횡성에서는 2025 금강대기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이 개막한다. 전국 11세 이하(U-11) 23개 팀, 12세 이하(U-12) 32개 팀이 참가해 8일까지 횡성 내 4개 경기장에서 열전을 이어간다. U-11 대회는 전·후반 각각 20분씩, U-12 대회는 전·후반 각각 25분씩 진행된다.


문제는 대회 일부 경기 시간이다. 주최 측에 따르면 U-11 대회의 경우 오전 9시 30분에 첫 경기가 시작돼 오전 10시 20분, 오전 11시 10분 순으로 경기가 열린다. 한 경기장에서 세 경기가 연이어 진행되는 방식이다. 종목 특성과 경기 중 휴식 시간 등을 고려하면 오전 10시 20분이나 오전 11시 10분 경기는 예정된 킥오프 시간보다 늦게 시작될 수밖에 없다. 오전 11시 10분 경기의 경우 정오를 넘은 시간까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횡성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유소년 축구대회 경기 모습. 사진 속 인물·팀·장소는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더구나 대회가 열리는 횡성 지역 역시 최근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등 지난달 24일부로 폭염 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11세 이하 어린 선수들은 요즘 같은 날씨에 인조잔디 지열까지 더해진 혹사 수준의 환경 속 경기를 뛰어야 하는 상황이다.


대회를 앞둔 참가팀들의 우려도 크다. 한 지도자는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어른들도 가만히 서 있기 힘든 날씨다 보니 아무래도 선수들 걱정이 클 수밖에 없다. 팀마다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 경기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다른 지도자는 "경기장 수는 제한적인데 참가팀들이 많다 보니 일정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선수들 안전에 최대한 신경 써서 대회를 치러야 한다. 고민의 문제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경기 시간 조정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에 주최 측 관계자는 "만약 날씨가 너무 더우면 경기 시간을 앞당길 수도 있다. 오전 9시 30분 첫 경기를 9시나 8시 30분, 혹은 8시까지도 변경할 수 있다. 만약 35도 이상 너무 덥게 되면 경기를 야간으로 바꾸는 등 현장 상황에 따라 조정의 여지는 있다"면서 "경기 중에 3분씩 쉬는 쿨링 브레이크도 있고, 얼음도 구비해 두는 등 혹서 대책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훈기 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아마추어 대회는 경기장을 더 많이 확보해서 경기 시간을 늦추는 게 방법이라 생각한다"면서 "초·중·고 아마추어 선수들도 인조잔디 구장에서 40도가 넘는 환경을 감내하고 있다. 이들은 미래의 K리그와 WK리그의 주역이다. 지금 보호하지 않으면 그 미래도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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