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10경기 8승 2패 거침 없는 상승세로 더 높은 곳으로 도약을 노린다. 그러나 잘 나가는 거인 군단에도 고민은 있다. 살아나야 할 나승엽(23)의 부진이다. 결국 올 시즌 두 번째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롯데는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방문경기를 앞두고 나승엽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고 전했다. 대신 정훈을 불러 올렸다.
2021 2차 2라운드 지명에도 계약금 5억원을 손에 쥐며 크나 큰 기대를 품고 입단한 나승엽은 첫 시즌 아쉬움을 남겼고 이후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단했다. 전역 후 지난해 121경기에서 타율 0.312로 맹활약하며 올 시즌 롯데 타선에서 기둥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올 시즌 79경기에서 타율 0.233, OPS(출루율+장타율) 0.735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홈런은 지난해(7개)를 넘어 8개를 날리고 있으나 출루율과 장타율 모두 급감했다. 무엇보다 타격의 타이밍이 맞지 않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최근 10경기에선 타율 0.158(25타수 3안타)에 허덕이고 있다.
2일 키움전에서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한 나승엽은 앞서 2타수 무안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7회 장면이 2군행의 결정타였다. 팀이 1-2로 끌려가던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영건과 상대했는데 1구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직구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2구 포크볼은 파울로 걷어냈으나 3구 다시 가운데로 향한 직구를 멍하니 지켜보며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3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태형 감독은 "어제 한 가운데 공에 (배트가) 안 나가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다"며 "안 맞더라도 계속 타이밍이 괜찮으면서 (배트가) 나가서 안 맞는 것과 타이밍 자체가 안 맞는 건 다르다. 안 되더라"고 답답함을 표했다.
극심한 부진이다. 앞서 고개가 흔들린다는 지적을 했던 김 감독이지만 이날은 "고개를 떠나서 눈이 공을 따라가질 못한다"며 향후 콜업 계획에 대해서도 "일단 지켜봐야 한다. (2군에서) 뛰는 걸 봐야 할 것 같다"고 확답을 피했다.
롯데가 나승엽에게 바랐던 모습이 지난해 나타났다. 올 시즌엔 더 완성도 높은 활약을 기대해 볼만 했다. 그렇기에 실망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김 감독은 "작년에도 초반에는 지금 같이 타이밍을 아예 잡지 못했다"면서도 "2군에 갔다와서는 공을 잡아놓고 때려서 많이 좋았는데 올해는 아예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고개가 흔들린다기 보다는 말로 설명하기는 힘든 문제가 있다"며 "심리적인 부분이 제일 크다고 봐야 한다. 안 맞으면 조급해지고 생각이 많아지면 그만큼 반응이 늦어지는 것"이라고 전했다.
나승엽의 이탈로 선발 라인업에도 변화가 생겼다. 장두성(중견수)-고승민(1루수)-손호영(3루수)-빅터 레이예스(좌익수)-윤동희(우익수)-전준우(지명타자)-유강남(포수)-한태양(2루수)-박승욱(유격수) 순으로 타선을 꾸렸다.
햄스트링 불편 증세로 지난 두 경기 라인업에서 빠졌던 전준우가 라인업에 복귀했고 윤동희는 외야 수비로 나선다. 키움의 신인 좌투수 정세영을 상대로 위닝시리즈 사냥에 나선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