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시와 강릉시를 대상으로 한 프로축구 K리그1 강원FC의 2026년 홈경기 개최 신청 재공모 마감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앞선 공모에선 강릉시만 신청서를 제출해 재공모가 진행된 가운데, 춘천시가 이번에도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내년 춘천에서는 K리그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
11일 축구계에 따르면 강원 구단은 12일 오후 3시 홈경기 개최 신청 재공모를 마감한다. 내년 시즌 상·하반기 분산 개최의 순서를 정하기 위한 절차다. 지난 3년 간 협약이 올해로 끝나면서 강원 구단은 공모를 다시 진행 중이다. 앞선 협약에선 상·하반기 분산 개최와 관련된 내용이 없었는데, 춘천과 강릉 모두 상대적으로 더 많은 관중이 몰리는 하반기 개최를 선호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협약 내용엔 없었으나 공교롭게도 지난 세 시즌 모두 강원의 홈경기는 상반기는 춘천, 하반기는 강릉에서 열렸다. 강릉의 경기장 공사나 행사 등 일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춘천에서 상반기가 열린 시즌도 있다. 이번 시즌엔 구단을 배제한 채 지자체 간 협의를 거쳐 강릉에서 하반기 일정이 열리고 있다.
이에 구단은 내년 시즌 새 공모엔 더 많은 개최지원금 입찰가를 제시한 지역에 하반기 개최권을 배정하는 조건을 붙였다. 두 지역 모두 하반기 개최를 선호하는 만큼, 오롯이 팬과 선수단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지역에서 하반기 홈경기를 개최하겠다는 취지다. 새 공모에 붙은 개최지원금 하한액은 경기당 8000만원이다. 3년 전 협약 당시 맺었던 개최지원금 규모와 같다.
다만 춘천시 측은 도민구단인 강원FC가 '지자체 간 경쟁'을 부추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4월 기자회견 당시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의 시민 모독 발언, 5월 춘천시장에 대한 일방적 출입 제한 등에 대한 공식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병지 대표이사와 구단의 공식적인 사과가 없다면 공모 신청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첫 공모에 아예 참여하지 않은 이유인데, 최근에는 '정치적 갈등'의 소재로 번져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강원 구단은 이미 김병지 대표이사와 춘천시 간 갈등은 김진태 구단주의 사과를 육동한 춘천시장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일단락된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더구나 새 협약을 앞두고 구단이 임의로 상·하반기 개최 지역을 정한다면 결국 관중 수나 시즌 티켓 판매량 등 숫자적인 지표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는데, 이 경우 불리한 쪽은 오히려 춘천시일 수밖에 없다. 이에 모든 것을 원점에 두고, 오직 팬과 선수를 위해 더 나은 여건을 마련하는 지역에 하반기 개최권을 주겠다는 게 강원 구단의 새 공모 취지다. 오히려 춘천시에도 하반기 개최 기회를 열어준 것이라는 설명이 나오는 배경이다.
강원 구단은 여전히 도민구단으로서 도민화합을 위해 춘천과 강릉 분산 개최를 원하고 있다. 다만 재공모에도 춘천이 참여하지 않으면, 결국 내년 열리는 강원의 K리그·코리아컵 홈경기는 모두 강릉에서 열릴 수밖에 없다. 만약 재공모 마감 이후 분산 개최를 위해 춘천과 협상을 하게 되면, 정정당당하게 공모에 참여한 강릉시를 오히려 역차별하는 셈이 된다. 강릉시는 3년 전에 이어 올해도 기한에 맞춰 공모에 참여하는 등 강원 홈경기 개최에 적극적이다.
내년 강원의 홈경기가 모두 강릉에서 열리게 되면, 2018시즌부터 시작된 강원의 춘천 홈경기 시대도 허무하게 막을 내리게 된다. 강원 구단으로선 홈경기 개최 의사가 없는 춘천에서의 경기를 강제할 방법도 없다. 이 과정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춘천시민과 팬들의 몫이 된다. 재공모 결과는 12일 오후 3시 이후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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