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워졌다고 봐도 좋은 상황이지만, 매일매일 한국시리즈급 총력전을 벌이며 최선을 다하는 팀이 있다. 바로 9위 두산 베어스. 그리고 이날 경기서도 두산은 연장 혈투 끝에 극적인 끝내기 포를 앞세워 값진 승리를 거뒀다.
두산은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KIA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연장 11회말 6-5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5-5 동점 상황에서 1사 후 안재석이 짜릿한 끝내기 역전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이로써 두산은 지난 14일 NC전 한 점 차 승리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가며 2연승에 성공했다. 두산은 47승 5무 59패를 마크했다. 순위는 9위다.
경기 내용은 극적이었다. 1회초 먼저 1점을 내줬지만, 1회말 곧바로 한 점을 만회했다. 4회초 3점을 내주며 흐름을 내주는가 싶었지만, 4회말 곧바로 똑같이 3점을 뽑으며 승부를 4-4 원점으로 돌렸다.
7회초 고효준의 폭투로 1점을 내준 순간에는 사실상 승기를 빼앗기는 듯했다. 그러나 두산은 끈질겼다. 9회말 마지막 공격. 2사 1루에서 정수빈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계속해서 정해영의 폭투를 틈타 3루까지 파고들었고, 동시에 한준수의 송구를 KIA 3루수 박민이 제대로 잡지 못하는 틈을 타 홈을 쓸었다. 5-5 원점.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연장 1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재석이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안재석은 KIA 김건국을 상대로 볼카운트 2-2에서 8구째 포크볼을 공략,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극적인 끝내기 솔로포를 작렬시켰다.
지난 7월 7일 병장으로 만기 전역한 뒤 8월 12일 NC전에서 1군으로 콜업된 안재석. 2023년 8월 16일 잠실 KT 위즈전 이후 730일 만에 선발 출장한 안재석이 터트린 개인 첫 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지난 2023년 4월 22일 잠실 KT전 이후 846일 만에 맛본 홈런포.
두산은 최근 매 경기 한국시리즈급 혈투를 벌이고 있다. 9위로 사실상 가을야구 진출은 어려워졌지만, 그저 쉽게 내주는 경기가 없다. 8월 들어 이 경기까지 포함해 총 12경기를 치렀는데, 무려 7차례 한 점 차 승부를 펼쳤다. 2점 차 승부는 3차례. 이어 5점 차와 7점 차 경기가 각각 한 차례 있을 뿐이다. 8월 성적은 6승 6패.
이런 경기력을 보여주는 두산의 중심에는 임시 지휘봉을 잡고 있는 조성환 두산 감독대행이 있다. 그는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매 경기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이유에 관한 질문에 "사실 144경기를 모두 총력전으로 치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총력전을 안 펼치는 경기를 할 수 있을까. 저는 그건 전혀 프로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이겨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 대행은 "특히 순위가 걸린 팀과 맞대결에서는 오늘 잘못했다가, 다음 경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실 선발이 난타당하거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 내일 경기를 준비하는 느낌은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순위가 (가을야구 진출권에서) 멀어졌다고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안 한다? 사실 저는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조 대행은 "그래서 저는 144경기에 당연히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팬들한테 우리가 할 수 있는 도리이자, 프로의 자세라 본다. 우리가 가진 것을 매번 다 쏟아낼 수 없겠지만, 저는 총력전을 안 하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운영이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의 자원들을 활용하고, 할 수 있는 모든 플레이를 다 쏟아낼 것이다. 그리고 난 뒤 결과를 우리가 받아들이는 게 프로라고 생각하기에, 끝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울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승리 후 조 대행은 "안재석이 만원 관중 앞에서 정말 멋지게 전역 신고를 한 것 같다. 타석에서 점점 타이밍이 맞아가고 있어 기대했는데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냈다. 정수빈의 과감한 주루 플레이도 칭찬하고 싶다. 베테랑다운 센스와 상황판단으로 귀중한 득점을 올렸다"면서 "마운드에서는 연이틀 불펜 투수들이 자기 몫을 다했다. 특히 홍건희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침착하게 위기를 막아내며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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