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던 지난 시즌을 만회할 수 있을까. 김정은(20·부산 BNK 썸)이 여자팀과 첫 연습경기에서 좋은 움직임을 보여줬다.
BNK는 13일과 14일 클럽하우스인 부산 기장군 BNK부산은행 연수원에서 일본 W리그 히타치 하이테크와 연습경기 2연전을 치렀다. 첫날 경기는 70-61로 승리했고, 다음날에는 60-63으로 패배했다.
우승 후 휴가를 보낸 BNK는 6월 중순 소집, 비시즌을 시작했다. U-19 여자대표팀이나 화봉중 등과 연습경기를 했고, 7월 초에는 퓨처스리그에도 나섰다. 하지만 박혜진과 김소니아, 안혜지, 이소희 등 주전 선수들이 모두 합류해 여자팀과 게임을 치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13일 경기에서는 다양한 선수들을 돌려가며 기용했던 BNK는 2번째 경기에서는 주전 '빅4'를 전반 내내 뛰게 하며 실전 감각을 올리게 해줬다. 2경기에서 주전급 자원 다음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게 바로 김정은이었다.
김정은은 공격에서는 좋은 움직임을 통해 찬스를 스스로 만들었고, 재기 넘치는 득점도 올려줬다. 수비에서는 본인 매치를 놓치면서 코치진의 지적도 받았지만, 전반적으로 무난한 모습을 보여줬다. 박정은 BNK 감독은 "그래도 경기를 뛰어봤다고 뭔가 맞추려고 하는 게 나온다"고 평가했다.
경기 후 스타뉴스와 만난 김정은은 "처음 여자 팀과 했는데, 수비적인 부분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고 생각한다. 연습이 많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컷인해서 받아먹는 움직임도 나왔지만, 언니들과 엉키는 부분도 있었다"며 "경기 보면서 다시 공부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대인 히타치 하이테크에 대해서는 "볼 없는 움직임도 많고 타이밍이나 기술도 확실히 남자 중학교 선수와는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날 히타치 하이테크는 다소 거친 플레이를 펼쳤는데, 김정은은 "밖에서 볼 땐 몸싸움이 심하다 생각해도 들어가면 그런 생각이 안 들었다"고 얘기했다.
BNK는 6월 말부터 U-19 여자농구 대표팀과 연습경기, 그리고 퓨처스리그 등을 통해 실전 경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체력훈련을 진행한 후와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올해 체력훈련에 대해 "언니들이랑도 얘기했지만 제일 힘들었다"고 한 김정은은 "확실히 퓨처스리그 때보다는 체력이 많이 올라왔다. 그래서 경기 뛸 때 좀 더 많이 움직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효성여고 졸업 후 2023~24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BNK에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았다. 첫 시즌에는 30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16분 12초를 소화하며 3.7득점 1.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당시 "잘 키우면 좋은 선수가 될 것 같다. 여자농구에 좋은 선수가 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김정은은 12경기에서 평균 2분 48초를 뛰는 데 그쳤다. 박혜진과 김소니아, 이이지마 사키 등 주전급 선수들이 입단해 자리가 사라졌고, 설상가상으로 연습 도중 팔이 골절되면서 후반기 부상자가 속출했을 때 도움이 되지 못했다. 박정은 감독이 변소정, 심수현, 김민아, 박성진 등과 함께 식스맨 자원으로 낙점했는데, 부상이 아쉬웠다.
올해도 김정은은 백업으로 시즌을 출발한다. 그래도 주전 한 자리가 남아있어 희망이 없는 건 아니다. 그는 "벤치에서 (코트에) 들어가면 많이 뛰어야 한다. 시즌 끝날 때까지 체력 관리를 지금처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찬스가 나면 확률 높은 슛을 쏠 수 있도록 그 부분도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WKBL 신인드래프트가 지나면 김정은은 동갑내기 김도연을 비롯해 4명의 후배가 생긴다. 그는 "큰일이다. 그만큼 빨리빨리 농구도 늘어야 한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시즌 준비에 한창인 BNK는 8월 말부터 홈구장인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2025 BNK금융 박신자컵'을 치른다. 본인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지만, 김정은은 "아직 왔다갔다 하는 입장이다. 박신자컵까지 보고 있지는 않고, 매일 경기나 연습이 있을 때마다 그것만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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