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 테니스 세계 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가 대회 결승 도중 눈물의 기권을 선언했다.
신네르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신시내티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신시내티오픈(총상금 919만 3540달러·약 128억 원) 결승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세계 2위)와 맞붙었다.
큰 변수가 생겼다. 경기 도중 신네르는 기권을 선언하며 눈물을 흘렸다. US 오픈 타이틀 방어를 6일 앞두고 치른 마지막 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경기 포기였다.
시작부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신네르는 첫 포인트부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1게임이 끝나고는 머리에 얼음을 갖다대며 고통스러워했다. 23분 만에 0-5로 끌려가며 두 게임을 더 내준 뒤 결국 트레이너를 불렀다. 짧은 대화 끝에 신네르는 코트에 나설 수 없음을 알리고 기권을 선언했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신네르는 눈물을 글썽이며 관중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어제부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괜찮아질 거라 믿었는데 오히려 더 나빠졌다. 최소한 경기를 시도해보려 했지만 더는 할 수 없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많은 분이 시간을 내서 오셨는데 실망 드려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알카라스는 곧장 라이벌 곁으로 다가가 어깨를 감싸며 위로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런 방식으로 우승하고 싶진 않았다. 신네르는 반드시 더 강해져 돌아올 것이다. 그것이 챔피언의 길"이라며 존중을 표했다.
신네르는 이번 패배로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결승에 오르기 전까지 신네르는 이번 시즌 하드코트에서 무려 26연승을 기록했다. 신시내티오픈에서도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이번 대회 결과에도 신네르는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알카라스가 점수 차를 좁히며 맹추격하고 있다.
이번 결승은 올 시즌 네 번째 맞대결이었다. 알카라스는 클레이 코트에서 두 번 승리했다. 신네르는 윔블던에서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이번 신시내티 결승은 라이벌 대결이라기보다 신네르의 컨디션 난조가 뚜렷했던 경기였다.
신네르와 알카라스는 최근 열린 그랜드슬램 7개 중 무려 7번의 우승을 나눠 가진 테니스계 양강이다. US 오픈에서도 역시 이 두 선수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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