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계로 하니까 아무 말도 못하잖아요."
지난 19일 경기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가장 처음으로 요청했던 이강철(59) KT 위즈 감독이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사용으로 인해 후회가 남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시즌 KBO 리그는 역대급 순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3위 SSG 랜더스부터 9위 두산 베어스까지 5.5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하루가 끝날 때마다 순위표가 움직인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19일부터 체크 스윙 비디오판독을 전격적으로 도입했다. 판정의 정확성 향상과 공정성 강화를 위해 조기 도입을 결정한 것이다.
도입 첫날, 15개 구단 가운데 KT와 SSG 경기에서만 체크스윙 판독이 나왔다. KT가 4-1로 앞서던 8회초 2사 1, 2루 상황에서 SSG 오태곤 타석에서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 상황. 오태곤이 KT 불펜 투수 손동현의 투구에 방망이를 내려다가 멈췄다. 주심이 노스윙을 판정하자 이강철 감독이 체크스윙 비디오판독을 신청했다.
판독 결과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볼카운트는 3볼-2스트라이크가 됐고 오태곤은 손동현의 6구(144km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순식간에 4-4 동점이 됐다. SSG는 힘겹게 동점을 만들었지만, 허경민에게 끝내기 적시타를 허용하며 19일 경기는 5-4로 KT의 승리로 끝났다.
이강철 감독은 20일 경기를 앞두고 체크스윙 비디오 판독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새로운 규칙이 도입되면 우리 구단이 항상 1호다"고 농담을 던진 뒤 "(비디오 판독은) 괜찮은 것 같다. 싸움도 나지 않고, (영상을 보면) 할 말이 없다. 사실 영상이 없었다면 계속 잔상이 남는다. 19일 같은 경우에도 판독 없이 홈런을 맞았다고 생각해보면 계속 머리에 남을 것 같다. 그래도 판독했으니 할 말이 없는 것"이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 감독은 "판정은 결국 바뀌지 않고 유지가 됐지만, 후회는 없다. 기계한테 화를 내봤자 뭐하나. 기계한테는 말도 못한다. 정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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