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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복률 33%' 체크스윙 판독, 공정성 넘어 KBO리그 가치를 높인다 [류선규의 비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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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KIA 최형우(오른쪽)가 지난 22일 LG와 홈경기에서 체크 스윙을 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스윙에서 노 스윙으로 번복됐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IA 최형우(오른쪽)가 지난 22일 LG와 홈경기에서 체크 스윙을 하고 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스윙에서 노 스윙으로 번복됐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최근 수년간 논란의 대상이었던 KBO리그 '체크 스윙' 판정이 드디어 지난 19일 경기부터 비디오 판독에 포함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현장의 지속적인 요구를 받아들여 지난 7월 실행위원회에서 시즌 중 도입을 결정했고 카메라 설치와 테스트를 거쳐 이날부터 1군 경기에 본격 시행했다.


이번에 도입된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은 올해부터 시행 중인 퓨처스리그와 동일한 기준을 따른다. 배트 끝의 각도가 타석 기준 90도를 넘으면 스윙, 이하면 노스윙으로 판정한다. 홈플레이트 통과 여부나 손잡이 위치, 신체 회전은 고려하지 않는다.


첫 시행일인 19일에는 SSG 랜더스-KT 위즈의 수원 경기에서만 한 차례 판독 신청이 나왔다. 8회초 SSG가 1-4로 뒤진 가운데 2사 1, 2루 찬스에서 오태곤이 KT 투수 손동현을 상대로 볼카운트 2-1, 4구째 포크볼에 배트를 멈추자 주심은 노스윙을 선언했다. KT는 즉각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원심 유지. 이어 오태곤은 6구째 패스트볼을 때려 좌측 담장 밖으로 동점 3점 홈런을 터뜨렸다. 판독이 없었다면 큰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었지만 판독으로 노스윙을 확인한 덕분에 불필요한 마찰은 생기지 않았다.


지난 19일 수원 SSG-KT전 8회초 SSG 오태곤(왼쪽)의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에서 심판진이 원심대로 노 스윙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이튿날부터는 판독 요청이 활발히 이어졌다. 24일까지 총 27차례 판독이 진행됐고, 원심 유지 18건·번복이 9건으로 집계됐다. 올 시즌 전체 비디오 판독 753건의 번복률(29.4%·221건)과 비교하면 체크 스윙의 번복률(33.3%)도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체크 스윙은 다른 판독과 차이점이 있다. 'KBO 전용 판독 카메라' 화면이 전광판과 중계방송에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현장 관중과 중계 시청자가 KBO 비디오판독센터와 같은 화면을 확인할 수 있어 투명성이 한층 높아졌다. 일반적인 비디오 판독은 팬들에게 '중계방송' 화면을 보여준다.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의 도입은 단순히 판정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다방면에 걸쳐 프로야구 가치 확대까지 기대된다.


첫째 판정의 공정성 강화. 체크 스윙은 순간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이라 심판들도 사람인지라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그동안 현장에서는 체크 스윙 여부를 비디오 판독에 포함시킬 것을 요청해왔다. 이번 제도 도입으로 ABS(자동 투수 판정 시스템)와 마찬가지로 체크 스윙에 대해서도 판정 신뢰도가 높아지고 항의는 줄어들 것이다.


둘째 팬 경험 확대. 체크 스윙 판정 논란은 경기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승부처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 상황보다 야구팬들의 몰입도가 높을 수 있는데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은 야구팬들에게 야구장이든 방송 시청이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다. 비디오 판독은 판정의 공정성 때문에 도입됐지만 대상 범위가 확대되면서 야구팬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LG 박해민(오른쪽)이 21일 잠실 롯데전에서 7회말 체크 스윙 판독 결과 삼진이 확정되자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셋째 콘텐츠 다변화. KBO는 공식 홈페이지 하단에 다른 비디오 판독 영상과 마찬가지로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영상을 올리고 있다. 지금까지 27차례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영상 시간은 평균 16.2초. 유튜브 쇼츠의 최적 분량은 일반적으로 15~30초로 알려져 있는데 여기에 부합한다. 즉각 소비가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서의 가능성이 엿보인다.


넷째 중계권 가치 상승.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 화면은 앵글이 고정 형태라 가상 광고를 넣기 수월하다. 중계 방송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광고 영역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 시즌을 마치면 KBO는 방송사와 중계권 계약을 다시 하는데 체크 스윙을 포함해 점점 확대되는 비디오 판독이 프로야구 중계권의 가치들을 올릴 수 있다.


체크 스윙 비디오 판독은 이렇듯 판정의 공정성 확보라는 본래 취지를 넘어 팬 경험, 콘텐츠 활용, 중계권 가치까지 확대될 수 있다. 프로야구가 자생력을 갖추려면 산업화가 필수다. 그리고 산업화의 핵심은 프로야구를 '콘텐츠 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현재 KBO 중계권료는 연간 990억 원 수준이지만,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팬 경험이 확장될수록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이번 체크 스윙을 비롯한 비디오 판독 범위 확대를 적극 지지한다.


류선규 전 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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