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 팬들은 이 선수를 향해 이제는 '억대 연봉'을 주라며 난리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주루면 주루, 빠지는 게 하나 없는 호랑이 군단의 복덩이. 바로 프로 11년 차 외야수 김호령(33)이다.
김호령은 2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장, 홈런 1개를 포함해 4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 1볼넷으로 펄펄 날았다.
1회 첫 타석부터 볼넷을 골라내며 좋은 선구안을 보여준 김호령. 3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호령의 방망이는 6회부터 불을 뿜었다. 팀이 0-1로 뒤진 상황. 김호령은 선두타자로 나서 KT 선발 패트릭을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터트렸다. 이어 후속 김선빈의 우중간 적시타 때 홈인,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득점을 올렸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6회초 KIA의 공격. 앞서 오선우가 스리런 아치를 그리며 4-1 리드를 잡은 상황. 타자 일순, 2사 만루 기회에서 다시 김호령이 타석에 들어섰다. 여기서 김호령이 또 패트릭을 상대, 중견수 앞쪽에 뚝 떨어지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작렬시켰다. KT 중견수 스티븐슨이 몸을 날리며 포구를 시도했지만 잡지 못했고, 이 사이 공이 뒤로 빠졌다. 이 틈을 타 주자 3명이 모두 홈인, 점수는 7-1로 벌어졌다. 사실상 KIA가 승기를 가져온 순간이었다.
김호령의 방망이는 계속해서 뜨거웠다. KIA가 8-1로 앞선 8회초. 무사 1루 기회. 김호령이 KT 루키 김동현을 상대로 한가운데 초구 속구(144km)를 공략,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김호령의 시즌 6호 홈런. 비거리는 128.4m였다.
이 투런포로 김호령은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 타이기록(5타점)을 작성했다. 결국 팀은 10-1 완승을 거두며 3연승에 성공했다. 5강을 향한 불씨도 지폈다. 5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는 1.5경기다.
동국대를 졸업한 김호령은 지난 2015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10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 계약금은 3000만원. 연봉은 2700만원. 그리고 올 시즌까지 아직 억대 연봉을 받아본 적이 없다. 2017년 9500만원이 그동안 그가 수령했던 최대 연봉 금액이다. 지난 시즌 9000만원을 받은 그는 올 시즌 연봉 8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그런 김호령이 올 시즌 KIA에 없어서는 안 될 보물로 자리매김했다. 81경기에 출장해 타율 0.286(259타수 74안타) 6홈런, 2루타 21개, 3루타 3개, 38타점 36득점, 8도루(1실패) 27볼넷 69삼진, 장타율 0.459, 출루율 0.359, OPS(출루율+장타율) 0.818의 성적을 찍고 있다. 김호령의 공·수·주 맹활약이 있었기에, KIA는 부동의 중견수로 활약했던 최원준을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NC 다이노스로 보낼 수 있었다.
경기 후 '승장' 이범호 감독은 "1점 뒤진 6회초 공격에서 김선빈의 동점타와 오선우의 역전 3점 홈런이 터지면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고, 이어진 만루 찬스에서 김호령의 싹쓸이 3타점이 나오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승부처를 짚은 뒤 "김호령이 계속해서 공수에서 정말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며 따로 김호령에 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호령은 경기 후 ""팀도 연패에 빠지고, 8위가 되면서 좋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래도 이제 3연승을 거뒀고, 거기에 힘을 보탰다는 게 너무 기분이 좋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자신의 타구를 스티븐슨이 잡으려 하다가 놓친 것에 대해 "솔직히 잡힐 줄 알았다. 다이빙을 하고 그런 결과가 나왔는데, 저 같아도 그렇게 다이빙 수비를 펼쳤을 것 같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잡으면 아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호령은 장타의 비결에 관해 "타이밍이 좀 좋았던 것 같다. 첫 타석부터 볼넷으로 나가긴 했는데, 그때도 타이밍을 잡는 연습을 했다. 그게 도움이 됐다. 장타는 절대 의식하지 않는다.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나가려는 생각만 했다"며 재차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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