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수 전체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 1위, 후반기 타율은 0.401, 8월에만 8홈런.
3,4월 극심한 부진을 겪은 선수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의 엄청난 성적이다. 30(홈런)-30(도루)까지도 내다볼 수 있는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이지만 더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
송성문은 올 시즌 전 경기(12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8 24홈런 77타점 86득점 21도루(2회 실패), 출루율 0.392, 장타율 0.538, OPS(출루율+장타율) 0.930을 기록 중이다. 놀라운 반등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던 지난해보다 타율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문에서 뛰어넘을 수 있는 페이스다.
WAR(스탯티즈 기준)는 무려 7.46으로 야수들 중 압도적 1위다. 2위 양의지(두산·6.06)과도 차이가 크다. 투수까지 포함해도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16승 무패 투수 코디 폰세(한화·8.43)에 이어 2위다. 최근 10경기에선 더 불타오르고 있다. 타율 0.488(43타수 21안타) 4홈런 11타점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28일 폰세를 상대로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날리며 현장을 찾은 많은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찍었던 송성문은 29일 경기에서도 올 시즌 토종 최고 투수 임찬규(LG)를 상대로도 3루타를 터뜨렸다. 이날은 송성문의 생일이었는데 관중들은 그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고 송성문은 득점으로 연결된 화끈한 3루타로 화답을 했다.
스타뉴스와 만난 송성문은 "올해 계속 같은 마음으로 꾸준하게 야구장에서 한 경기 한 타석 제가 해야 할 일들에 집중을 많이 했던 게 비결인 것 같다. 환경적인 부분이 바뀌기도 했는데 최대한 야구 외적인 부분은 최대한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불꽃타의 이유를 밝혔다.
팀이 3년 연속 최하위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주장으로서는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 긴 부진까지 겪었지만 오히려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심적으로 초반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야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기 때문에 팀 성적 같은 부분까지 제가 모든 면에서 좋은 시즌을 만들려고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내려놓는 법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시즌 초반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성적이다. 송성문 또한 "한 시즌을 봤을 때는 작년보다 올해가 조금 더 나은 시즌이라고 생각한다"며 "작년엔 시즌 초반부터 부침 없이 꾸준했지만 올해는 초반에 부진을 딛고 일어났다는 점에서 제 자신이 '확실히 조금은 성장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냉정하게 작년보다 외국인 투수들이나 어린 불펜 투수들도 그렇고 너무 좋은 투수들이 많아진 상황에서 초반에 어려움까지 이겨냈다는 게 지난 시즌보다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커다란 경사도 있었다. 키움과 6년 총액 비자유계약선수(비FA) 다년 계약으로 6년 총액 120억원에 사인을 했다. 야수 중 비FA 다년계약 최고 금액이었다.
계약의 무게감은 남달랐다. 송성문은 "사실 계약을 하면 성취감이나 그런 부분이 느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가 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는 만큼 더 좋은 선수가 되고 이 금액이 아깝지 않다고 느끼게 만들어 주고 싶다는 목표의식이 생겼다"며 "그러한 무게감과 책임감이 생각보다 너무 커서 초반에는 조금 놀라울 정도였다. 압박감이 이렇게 클 수가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한 책임감이 송성문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시즌 전체로 보면 27홈런 페이스지만 8월에만 8개의 아치를 그렸다. 생애 첫 30홈런 고지도 충분히 도전 가능해보인다. 도루가 21개이긴 하지만 팀 상황을 고려해 워낙 조심스럽게 시도를 하는 송성문이다. 20도루 이상 선수들 중 황성빈(롯데), 이원석(한화)와 함께 성공률 91.3%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그 다음은 85.7%(KIA 박찬호, NC 최정원)로 확 떨어진다. 팀의 가을야구가 멀어진 만큼 조금 더 과감히 뛴다면 30-30도 노려볼 수 있다.
그러나 송성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소탐대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최근에 출루도 잘 되고 한 여름이다보니 신체적인 피로도가 조금 쌓여 있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오히려 너무 무리하다 보면 과부하가 오거나 좋은 페이스가 꺾일 수도 있다. 팀이 필요한 상황에는 시도를 하겠지만 요즘은 오히려 자제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팀 성적과 별개로 주장이자 팀 간판 선수로서 시즌 끝까지 소화해야 할 책임감이 있고 내년 시즌을 위해서도 몸 관리가 중요하다. 송성문은 "프로 선수로서 자기의 몸 상태를 알아서 부상 없이 유지해야 하는 게 덕목이라고 생각한다"며 "항상 주루 코치님과 상의도 하고 체크를 하고 있다. 30-30을 하면 좋겠지만 시즌이 얼마 안 남기도 했고 이 페이스가 언제 꺾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일단 끝까지 완주를 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더구나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의 문을 노크해볼 수도 있는 상황이다. 구단은 120억원을 투자하는 통 큰 결정을 내리면서도 MLB에서 좋은 제안이 온다면 보내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상황이다.
30-30도, MLB 진출도 당장은 멀게만 느껴지는 목표다. 송성문은 현재만 바라본다. "남은 경기가 정말 없는데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까 거의 막바지까지 왔다. 남은 경기도 똑같다. 팀이 지금 순위가 많이 처져 있고 순위가 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라면서도 "프로야구 선수로서 팬분들이 매 경기 야구장에 찾아와서 응원해 주시는데 프로 선수로서 매 경기, 공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보답을 하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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