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3·로스앤젤레스FC)과 무려 10년 동안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벤 데이비스(32)가 "그가 없다는 게 아직도 낯설다"며 그리움을 전했다. 데이비스는 앞서 손흥민이 이적을 결심했을 때 다른 동료들보다 먼저 사실을 알렸던 선수이기도 하다.
데이비스는 31일(한국시간)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내 아들의 대부이기도 한데, 그가 없는 이곳은 여전히 낯설다"며 "10년 동안 매일 경기장에서 손흥민을 봤으니, 확실히 이상한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지난 2014~2015시즌 토트넘으로 이적해 12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손흥민은 데이비스보다 한 시즌 뒤인 2015~2016시즌 토트넘에 입단했다. 다른 동료들이 잇따라 팀을 떠날 때 손흥민과 데이비스는 토트넘에서 함께 무려 10년 간 호흡을 맞췄다. 각별할 수밖에 없는 사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을 때 먼저 이 사실을 알렸던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이달 초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진행된 2025 쿠팡플레이 시리즈 기자회견에서 이적 결심을 직접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아직까지 오랫동안 함께 활동한 소수 동료들에게만 전달했다. 오랜 팀 동료이자 친구로서 실망했지만 존중을 해줬다. 특히 가장 오래 함께 뛴 데이비스가 그런 감정을 잘 전달해 줬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데이비스 역시 손흥민과 함께 뛴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 국내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당시 데이비스는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이자 친구, 사람으로 오랫동안 함께 했다. 그가 떠나니 여러 감정이 든다. 손흥민 없이 경기할 걸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다"며 "손흥민과는 축구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다. 그가 떠나 슬프지만, 친구로서 어딜 가든 성공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손흥민은 "데이비스가 평소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데, 오늘은 저에게 '옆으로 오지 말라'고 했다"며 웃어 보인 뒤 "눈이 빨개지고 눈물을 글썽이는 (데이비스의) 모습을 보면서 고맙고 또 미안했다. 데이비스 아들의 대부인만큼, 자랑스럽고 멋진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했다.
이후 손흥민은 로스앤젤레스(LA)FC로 이적하며 미국 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입성했다. LAFC 이적 3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MLS에 '손흥민 열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데이비스는 아직 토트넘에서 올 시즌 첫 경기를 치르진 못했다. 토트넘과 계약은 내년 6월 만료된다.
데이비스는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LAFC로 이적한) 손흥민이 행복해 보인다. 그곳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며 "여전히 손흥민과는 자주 통화하고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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