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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오픈,테니스판 '코첼라'되다..경기보다 칵테일·셀럽 인증샷이 더 뜨거운 페스티벌

발행:
정윤이 K-PRIZM대표·칼럼니스트
올해 US오픈 여자 단식 8강 경기 .오사카 나오미(오른쪽)가 4일(한국시간)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가 끝난 뒤 카롤리나 무초바를 안아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올해 US오픈 여자 단식 8강 경기 .오사카 나오미(오른쪽)가 4일(한국시간) 뉴욕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가 끝난 뒤 카롤리나 무초바를 안아주고 있다. /AFPBBNews=뉴스1

'서민의 슬램'전통 깨고 '인스타그램용 호화판 이벤트'로 점점 변신


미국 테니스의 여름을 대표하는 US 오픈이 더 이상 순수한 스포츠 무대에 머물지 않는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US 오픈의 코첼라화(Coachella-fication)"라는 제목을 붙였다.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열리는 초대형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처럼, 이제 이 대회는 경기 결과보다 '경기장 밖 풍경'이 더 많은 주목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장 관중석이나 VIP 라운지를 훑어보면 테니스 팬이라기보다 셀럽과 인플루언서들의 축제 현장을 보는 듯하다. 23달러짜리 시그니처 칵테일 '허니 듀스(Honey Deuce)', 100달러짜리 캐비아 치킨너겟, 그리고 코트 사이드에서 찍은 인스타그램용 셀카가 경기결과 만큼이나 화제가 된다. 대회 주최측은 롤렉스, 라코스테 같은 이름값 높은 유명 브랜드와 손잡고 공간을 '쇼룸'처럼 꾸미고, USTA(미국테니스협회)는 인플루언서 초청과 그들의 온라인 파급력을 면밀히 관리한다. 경기장을 찾은 관객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SNS 콘텐츠 제작자로 기능한다.


올해 US 오픈은 상금 규모도 역대 최고치인 9천만 달러로 치솟았고, 일정은 기존 14일에서 15일로 확대됐다. 심지어 유튜브용 데이트쇼까지 제작되어, 스포츠와 리얼리티 예능의 경계마저 허물었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단순한 테니스 대회가 아니라, 패션위크와 코첼라가 뒤섞인 새로운 형태의 축제"라고 평가했다.


다른 언론도 비슷한 시각을 보였다. 로이터는 USTA가 소셜 미디어 크리에이터들을 코트 사이드로 불러들여 대회의 열기를 온라인으로 증폭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젊은 세대를 겨냥한 유튜브 데이팅쇼를 소개하며 "그랜드슬램도 이제 Z세대 사로잡기에 나섰다"고 전했다.


하지만 변화가 긍정적인 시선만을 모으는 것은 아니다. 미국 매체 Vox는 아예 "US 오픈은 이제 코첼라보다 더 뜨겁다, 그게 문제다"라며 과열 분위기를 꼬집었다. 한때 US 오픈은 '서민의 슬램'이라 불렸다. 다른 그랜드슬램 대회에 비해 합리적인 티켓 가격과 뉴욕 특유의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매력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초고가 티켓과 인플루언서 셀럽 위주 풍경이 지배하면서 "전통적 팬을 밀어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테니스를 '보러' 온 것인지, 아니면 '보여주러' 가는 자리"인지 경계가 모호해졌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흥행은 거침없다. 올해 관중 수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올해 US 오픈은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 이상의 현장 관중을 끌어모았다. 경기 결과와 스타 플레이어의 활약이 여전히 화제인 가운데, 대회를 둘러싼 소비 문화와 SNS 콘텐츠의 확산이 흥행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한 셈이다.


US 오픈의 '코첼라화'는 전통 스포츠 이벤트가 어떻게 현대 미디어 환경에 적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순수한 테니스만 즐기려는 팬들에게는 아쉬운 변화일지 모르지만, 팬들에게는 경기장 안팎에서 즐길 수 있는 복합적인 체험이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제 US 오픈은 '네트 위의 랠리'만이 아니라, 스포츠·문화·엔터테인먼트가 결합된 21세기형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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