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하성(30·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침묵은 한 경기면 충분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터트리며 승리에 기여했다.
김하성은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팀의 4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김하성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4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마지막으로 4번 타자로 나온 건 키움 히어로즈 시절인 지난 2020년 10월 4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애틀랜타와 맞붙은 컵스의 선발투수는 일본인 좌완 이마나가 쇼타(32)였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김하성을 상대로 5타수 무안타로 강세를 보였다. 김하성이 샌디에이고 소속이던 지난해에도 3타수 무안타 1삼진이었고, 올해 첫 맞대결에서도 김하성은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하지만 김하성은 이날 첫 타석부터 출루에 성공했다. 1회말 아지 알비스의 선제 솔로포로 리드를 잡은 상황에서 등장한 김하성은 이마나가의 3구째 가운데 스플리터를 공략했다. 타구는 중견수 쪽으로 깨끗하게 빠져나가는 안타가 됐다.
애틀랜타는 다음 타자 드레이크 볼드윈이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터트렸다. 타구가 뻗어나가자 전력질주를 시작한 김하성도 홈으로 들어오며 애틀랜타는 한 점을 추가했고,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의 적시타까지 나오면서 1회에만 3점을 올렸다.
김하성은 3회에도 이마나가의 스플리터를 받아쳤지만, 이번에는 좌익수 이안 햅의 정면으로 가는 타구를 만들었다. 이후 6회에도 이마나가가 던진 실투성 스위퍼를 공략했는데, 이번에는 중견수에게 잡히고 말았다.
그래도 김하성은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비디오 판독 끝에 몸에 맞는 볼로 출루, 이날 경기를 4타석 3타수 1안타 1득점 1사구로 마쳤다. 시즌 타율은 0.228에서 0.231, OPS도 0.641에서 0.648로 상승했다. 전날 경기에서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하루 만에 안타를 신고했다.
수비에서는 실점을 막는 명장면을 보여줬다. 애틀랜타 선발 브라이스 엘더는 6회초 2아웃 이후 안타와 볼넷으로 1, 2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스즈키 세이야가 3-유간으로 안타성 타구를 보냈다. 김하성이 이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고, 비록 주자는 모두 살았지만 2루 주자의 득점을 막았다. 엘더는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을 1루수 땅볼로 잡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경기는 애틀랜타가 4-1로 승리했다. 1회부터 3점을 올리며 리드를 잡은 애틀랜타는 7회 맷 쇼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내줬다. 하지만 8회말 맷 올슨의 쐐기 솔로포가 나오면서 경기를 가져왔다. 이로써 브라이언 스니커 애틀랜타 감독은 통산 800승 고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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