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에게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주전 마무리가 이탈한 상황 속 베테랑 선수들이 부상에도 몸을 내던지고 있다. 그런데 또 하나의 악재가 터졌다.
권희동(35)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3회말 상대 실책으로 출루해 주루 플레이를 하던 중 무릎에 통증을 호소했다.
결국 대주자 천재환과 교체돼 나왔고 이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NC 구단 관계자는 "권희동 선수는 주루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이 좋지 않아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됐다"며 "현재 병원 검진 계획은 없으며 아이싱 중"이라고 전했다.
NC는 권희동이 교체된 뒤 희생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잡고도 득점하지 못했다. 5회까지 상대 선발 C.C. 메르세데스에게 1득점으로 막혔고 6회 이후 키움의 필승조를 상대로 단 1안타에 그치며 1-4로 패했다. 외국인 선발 로건 앨런은 4이닝 만에 82구를 뿌렸고 3실점하며 조기 강판돼 결국 패전 투수가 됐다.
최하위 키움에 4연패를 당하며 5강 싸움도 더 어려워졌다. 5위 삼성 라이온즈도 패하며 7위 NC와 격차는 2.5경기로 유지했으나 그 사이 6위 롯데 자이언츠는 승리를 거둬 NC와 격차를 1.5경기로 벌렸고 삼성에는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이제 16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문제는 정상 전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장 뼈아픈 건 마무리 류진욱(29)의 이탈이다. 지난 두 시즌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던 류진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마무리로 변신했고 30세이브까지 하나 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그만큼 단단하게 뒷문을 걸어 잠갔다. 문제는 오른쪽 팔꿈치 내 뼛조각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을 느껴 1군에서 말소된 것.
이호준 감독은 11일 경기 전 "(류)진욱이가 아깝다. 어제 세이브를 했으면 30세이브가 되는 건데 본인의 마음은 오죽하겠나"라면서도 "선수나 구단이나 모두 열흘 후에 온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기대감을 내려놓지 않았다.
당분간 9회는 김진호에게 맡길 예정이다. 이 감독은 "지금 중간에서 가장 9회에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가 진호라고 생각했다. 당분간은 그런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만약 연투가 많아지면 (감)영규도 있고 때로는 (배)재환이가 들어가야 될 수도 있다. 진호가 우선이지만 피로도 등으로 인해 어려움이 있으면 영규나 재환이, (전)사민이까지도 9회에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기대를 걸어볼 만한 투수들도 있다. 아프지만 않으면 실력은 의심할 게 없는 구창모가 지난 7일 KIA전(3이닝 무실점)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고 베테랑 이용찬은 10일, 임정호는 11일 1군에 등록됐다.
이 감독은 "고참 투수 2명도 올라왔고 진욱이 나간 자리에 채워줘야 할 선수가 있는데 둘이 잘 해줘야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임정호는 이날 위기 상황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1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펼치기도 했다.
나아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 NC는 올 시즌 초반 구장에서 발생한 불의의 사고로 인해 현재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그 중 9경기가 홈에서 열린다는 건 불행 중 다행이지만 19일 동안 16경기를 치러야 하는 강행군이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17일 창원에선 SSG 랜더스와 이례적으로 평일 더블헤더까지 치른다. 앞뒤로도 경기 일정이 빼곡히 차 있다.
이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은 어느 정도 짜놨는데 조금 가볍다 싶은 자리는 있다. 불펜 데이든 뭐든 해서 채워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비가 잘 와주면 고맙지만 잘 못 와주면 힘들다"고 말했다. 비로 인해 SSG와 홈 3연전에도 강력한 상대 원투펀치를 만날 것으로 보이고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일정으로 인해 선발 투수를 불펜에 대기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NC는 선발 로테이션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설상가상 여기에 베테랑 외야수 권희동까지 경기 도중 무릎을 부여잡았다. 엔트리에서 말소될 정도의 부상이 아니기를 바라야 하는 입장이다. 다만 부상이 크지 않더라도 100%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서긴 어려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러모로 악재에 직면하고 있는 N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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