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랭킹 1위 임시현(22·한국체대)이 업셋의 희생양이 됐다. 그러면서 한국 양궁 여자 리커브 국가대표팀이 목표였던 금·은·동 싹쓸이에 실패했다. 안산(24·광주은행)과 강채영(29·현대모비스)은 결승 진출을 두고 4강에서 맞붙게 됐다.
안산은 12일 광주광역시 동구에 위치한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 2025 현대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8강에서 리 지아만(중국)을 세트 점수 6-2(27-29, 28-27, 30-26, 30-29)로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앞서 오전 열린 16강에서 후앙 유웨이(중국)를 세트 점수 6-2로 꺾고 올라온 안산은 오후에도 여전한 샷감을 자랑했다. 세트당 3발씩 6세트 포인트를 선취하면 되는 리커브 개인전에서 안산은 1세트 9점을 연달아 쏘며 10-10-9를 쏜 리 지아만에게 밀려 불리하게 시작했다. 2세트에서는 9점으로 시작한 안산이 엑스텐, 9점을 쏜 반면, 리 지아만이 마지막 발을 8점을 쏘며 역전에 성공했다.
중반부터 안산이 주도권을 가져왔다. 안산이 3세트 3연속 10점을 쏘고 리 지아만이 8-9-9를 쏘며 세트 스코어를 뒤집었다. 안산은 4세트에서도 10-10-10 퍼펙트 스코어로 9-10-10을 쏜 리 지아만을 물리치며 다음 라운드 진출을 확정했다.
뒤이어 맏언니 강채영도 승전보를 전했다. 8강에서 발렌시아 알레얀드라(멕시코)를 세트 점수 6-0(30-29, 30-29, 27-22)으로 완파했다. 그러면서 4강에서 한국 선수들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스코어에서 보이듯 강채영이 압도적인 페이스로 경기를 끌고 갔다. 알레한드라도 1세트와 2세트를 모두 29점을 쏘며 뛰어난 감각을 자랑했지만, 강채영은 두 세트 모두 퍼펙트 스코어를 기록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그 여파가 3세트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알레한드라는 8-5-9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9-10-8을 기록한 강채영에게 경기를 내줬다.
마지막으로 임시현은 8강에서 초이루니사 디아난다(인도네시아)를 세트 점수 4-6(27-28, 30-25, 27-28, 28-26, 28-29)로 져 포디움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1세트부터 심상치 않았다. 임시현이 9점만 연달아 쏜 데 반해, 디아난다는 9-10-9로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에서는 임시현이 엑스텐 2개를 포함해 퍼펙트 스코어로, 25점을 기록한 디아난다를 제압했으나, 그 우세가 오래 가지 않았다. 세트 점수 2점씩을 주고 받은 두 사람은 5세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디아난다는 10점 2개를 적어낸 것과 달리, 임시현은 한 번의 10점만 쏘면서 4강에 진출했다.
한편 하루 앞서 대회를 마무리한 한국 남자 양궁 리커브팀은 남자 단체전 금메달, 개인전 김제덕 동메달로 16년 만에 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를 마무리했다. 현재까지 여자 리커브 대표팀은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고, 김우진과 페어를 이뤄 혼성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땄던 안산은 개인전 우승으로 아쉬움을 달래려 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