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적 불발 직후 A매치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의 강인한 정신력이다.
독일 매체 '빌트'는 12일(한국시간) "KRC헹크가 독일 슈투트가르트를 향해 공개적으로 메시지를 남겼다"며 "헹크는 VfB슈투트가르트를 조롱했다. 헹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현규의 슈투트가르트 이적 실패를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오현규(24·헹크)는 미국 내슈빌에서 열린 멕시코전와 친성경기에 원톱으로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20분 공중 볼 경합 후 머리로 떨군 패스가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동점골로 연결됐다. 후반 30분에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롱패스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역전골을 넣었다. 앞선 미국전에서도 교체로 투입돼 27분을 소화했다.
멕시코와 경기에서 득점 직후 오현규는 양말을 걷어 올려 무릎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보였다. 최근 독일행 무산 사유로 거론된 무릎 이력을 의식한 제스처였다.
벨기에 구단도 즉각 반응했다. 헹크는 구단 공식 SNS에 오현규의 사진과 함께 "오, 메디컬 테스트 1-0 승리"라는 문구를 게재했다. 분데스리가 이적이 의료검사(메디컬테스트) 단계에서 좌초된 직후라 조롱성 의미로 해석됐다.
이전까지는 '확정 임박' 분위기였다. '빌트'는 1일 "슈투트가르트가 벨기에 헹크에서 오현규를 영입한다"며 "이적료는 보너스 포함 1800만 유로(약 294억 원)"라고 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오현규는 월요일 독일에 도착해 메디컬테스트를 거쳐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플로리안 플라텐버그'도 "헹크와 슈투트가르트가 이적 협상을 마쳤다. 오현규는 마감일에 메디컬테스트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벨기에 'HBVL', 'HLN'은 오현규가 이미 독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슈투트가르트는 핵심 공격수 닉 볼테마데를 뉴캐슬 유나이티드로 보낸 뒤 마감 직전 대체자로 오현규에 투자하는 구도였다. 벨기에 소식통 사샤 타볼리에리는 개인 SNS에서 "계약 기간은 5년"이라고도 전했다.
그러나 마감 직전 변수가 발생했다. '빌트'와 '키커'에 따르면 슈투트가르트는 메디컬테스트 과정에서 오현규의 과거 십자인대 부상 이력을 우려했다. '빌트'는 9년 전 부상이 "예상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분류됐고 결과적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협상 재조정 시도 소식까지 나왔지만, 최종적으로 계약은 취소됐다. 이미 이적료 합의가 전해진 상황에서의 번복이었다.
A매치에서는 다른 그림이 나왔다. 오현규는 미국전에서 27분을 뛰었고 멕시코전에서는 87분을 소화했다. 두 경기 합계 1골 1도움. 멕시코전에서는 제공권과 마무리를 모두 보여줬다. 동점 장면에서는 세컨드 볼 낙하지점을 정확히 만들어 손흥민의 하프 발리로 연결했다. 역전골 장면에서는 뒷공간 침투 후 수비 압박을 버티고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헹크의 게시물은 이 흐름 위에서 나왔다. 구단은 오현규의 대표팀 활약을 전면에 내세워 "메디컬 테스트 1-0"이라는 문구로 슈투트가르트를 겨냥했다. 이적 불발 이후 곧바로 선수의 경기력과 컨디션을 강조하는 메시지였다.
이적 시장이 닫힌 뒤에도 파장은 이어졌다. 슈투트가르트는 마감 직전 대체자 영입이 무산돼 공격 보강이 공백으로 남았다. 헹크는 주전 공격수를 유지했다. 오현규는 대표팀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 클럽으로 복귀한다.
오현규의 최근 기록도 눈에 띈다. 셀틱(스코틀랜드)에서 12골을 기록한 뒤 헹크로 이적해 지난 시즌 47경기 14골 4도움을 남겼다. 지난 시즌에는 교체 투입이 잦았으나 이번 시즌 초반에는 선발 출전 비중을 늘렸다. 대표팀에서는 파울루 벤투, 위르겐 클린스만을 거쳐 현재 체제에서도 꾸준히 호출되고 있다. 제공권, 연계, 마무리를 겸비한 장신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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