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 출신 존 댈리(59·미국)가 충격적인 하루를 보냈다.
댈리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의 미네하하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샌포드 인터내셔널(총상금 220만 달러) 1라운드에서 18오버파 88타를 적어냈다.
메이저 2승 포함 화려한 PGA 커리어를 보낸 댈리가 하루에 18오버파를 기록한 것은 전에 없었던 일이다. 한 홀에서 터진 사고가 결정적이었다.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다. 2번 홀(파3)과 3번 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으나 4번 홀(파5)버디로 집중력을 살렸는데 다시 7번 홀(파4)과 8번 홀(파3)에서 연달아 타수를 잃었다. 10번 홀(파3)에서도 한 타를 더 잃은 댈리는 문제의 12번 홀(파5)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예상 외로 티샷이 문제는 아니었다. 티샷이 향한 러프가 문제가 됐다. 이후 귀신이 들린 듯 댈리의 샷은 7번 연속 페어웨이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NBC스포츠는 "PGA 투어 챔피언스에는 샷에 대한 영상이 없고 샷별 기록은 댈리가 티샷을 러프로 날린 뒤 페널티 스트로크를 했다는 내용만 담고 있다"며 "페널티구역은 그린으로 향하는 위치의 워터 해저드이거나 그린 왼쪽의 나무 숲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다. 주말골퍼들도 한 홀에 19타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기록이다.
다만 한 가지 커다란 차이가 있다. 꼭 PGA가 아니라도 프로 수준의 대회는 러프의 깊이나 풀의 억센 정도가 아마골퍼들이 경험하는 것들과는 비교가 어려울 정도라는 점. 또 하나는 미스샷을 했을 때 주말골퍼들은 벌타는 받더라도 보다 쉬운 위치에서 다음 샷을 이어가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프로의 경우 OB 구역으로 향했다면 미스샷을 한 그 지역에서 다시, 페널티 지역으로 간 공은 일정한 룰에 의거해 최소한의 구제를 받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한 번의 커다란 실수는 연이은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하더라도 한 홀에 19타를 치는 경우는 없었다. 7번의 미스샷 이후 가까스로 러프로 공을 보낸 댈리는 이후 그린에 공을 올린 뒤 19번째 샷으로 홀을 마무리했다.
다만 댈리에겐 이런 일이 처음 일어난 게 아니다. NBC스포츠는 "존 댈리는 큰 숫자와 친숙한 선수"라고 했는데 1998년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6번 홀에서 무려 18타를 기록한 이력이 있었고 2011년 호주 오픈 11번 홀에서도 6개의 공을 물에 빠뜨린 후 기권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PGA 챔피언스투어에서도 이는 단일 홀 최다 타수 기록으로 남았다. 종전 기록은 1996년 그레이터 그랜드 래피즈 오픈에서 브루스 크램프턴이 기록한 16타였다.
댈리는 78명의 출전 선수 중 당연히 최하위에 이름을 올렸고 77위 톰 레만(9오버파 79타)과도 무려 9타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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