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삼성이 상대 숙적 서울 이랜드 징크스를 끊어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여름 이적시장에 합류한 베테랑 수비수 황석호(36)가 있었다.
수원은 13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29라운드에서 이랜드를 1-0으로 꺾었다.
일류첸코의 결승골과 골키퍼 양형모의 연이은 선방을 앞세운 수원은 6번째 맞대결 만에 첫 승리를 따냈다. 최근 2무 2패 부진을 끊은 수원은 승점 55(16승 7무 6패)로 3위 부천FC1995와 격차를 7점으로 벌리며 승격 경쟁에 다시 속도를 냈다.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가시마 앤틀러스(이상 일본), 중국 톈진 터다(현 텐진 진먼후) 등에서 활약한 황석호는 2024시즌 울산에 합류해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해 K리그1에서 18경기를 소화하며 안정된 수비를 보여준 황석호는 올여름 수원으로 이적하며 승격 전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황석호는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김영권(울산)과 함께 한국 수비를 책임지며 동메달 획득에 기여한 바 있다.
이랜드전 풀타임을 소화한 황석호는 경기 후 "한 달간 승리가 없어 선수단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무실점 승리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다"며 "훈련장에서 어린 선수들이 처지지 않도록 베테랑들이 계속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경기 전 회식 자리도 가지면서 단합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랜드전 승리가 더욱 값진 이유는 징크스 탈출에 있었다. 황석호는 "팀에 합류한 뒤 들은 얘기지만, 이랜드와 맞대결에서 다 졌다고 하더라. 변성환(46) 감독님도 이번만큼은 꼭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셨다"며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 코칭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큰 의미를 얻었다"고 말했다.
변성환 감독은 기존 포백이 아닌 스리백을 들고 나왔다. 경기 중에는 수비 숫자 변화도 빈번히 줬다. 황석호는 이날 경기 전술적 변화를 두고 "감독님이 선수들의 능력을 믿고 변형을 시도하신다. 선수들은 그만큼 책임감을 갖고 경기장에서 보답해야 한다"며 "라인 간격을 압축하고 상대의 높이를 대비하라는 주문을 받았는데 훈련한 대로 잘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무실점에 대한 부담도 털어놨다. 변성환 감독은 이랜드전 무실점 승리에 "마지막 클린시트가 언젠지도 모르겠다"며 마음고생을 털었다.
황석도는 "말은 쉽지만 무실점은 전원이 100분 가까이 집중해야 가능한 결과다. 오늘은 교체 선수들까지 모두 집중력을 유지해준 덕분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승격 경쟁에 대해서는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른 팀을 의식하기보다 남은 경기에서 승점을 계속 쌓는 게 중요하다"며 "직행이든, 플레이오프든 올해는 반드시 승격해야 한다는 게 우리 모두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석호는 "제가 어릴 때 보던 수원은 빅클럽이었다. 슈퍼매치와 많은 팬 앞에서 뛰던 강팀의 이미지다. 그렇기에 이번에 꼭 승격을 해야한다"며 "팬들도 간절하고, 선수들도 간절하다. 시즌 끝까지 힘을 모아 반드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다짐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