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우완 투수 양창섭(26)의 잠재력이 드디어 폭발하고 있다. 이번 시즌 커리어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는 동시에 후반기 들어 매우 안정적인 투수를 이어 나가며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는 삼성에 큰 힘이 되고 있다. 특히 14일 경기에서는 4연패의 위기에 몰렸던 삼성의 '구세주'가 됐다.
양창섭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홈 경기에 좌완 선발 이승현에 이어 2번째 투수로 등판해 6⅔이닝 무피안타 1몸에 맞는공 5탈삼진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양창섭의 시즌 3승째가 올라간 순간이었다.
이날 양창섭이 등판했던 상황은 아주 위급했다. 이 경기 전까지 3연패에 빠져있던 삼성은 0-1로 뒤진 상황에서 이승현이 3회초 선두타자 안현민에게 좌월 솔로포까지 얻어맞았다. 이승현은 1사 만루 위기까지 자초하며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삼성 벤치는 양창섭을 마운드에 올렸다.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양창섭은 장준원에게 3루수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타로 이닝을 끝냈다. 삼성 입장에서는 최고의 결과였다. 좌완 이승현의 추가 실점까지 막아낸 것이다. 타자들도 양창섭의 호투에 화답했다. 3회말 선두타자 이성규의 볼넷과 류지혁의 좌전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은 뒤 김성윤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리드를 잡자 양창섭도 신나게 공을 던졌다. 볼넷과 안타를 단 하나도 내주지 않았고 뛰어난 투구 수 관리까지 선보이며 경기를 끝까지 책임졌다. 7회초 1사 이후 허경민에게 내준 몸에 맞는 공이 유일하게 KT에게 허용한 출루였다. 특히 '드래프트 동기' 강백호에게 삼진을 2개나 솎아내는 인상적인 모습도 보였다. 양창섭은 불과 69개의 공으로 6⅔이닝이나 책임지며 경기를 끝냈다. 양창섭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3.41이 됐고, 후반기 13경기 평균자책점 1.76의 안정적인 투구도 이어갔다.
사실 양창섭은 많은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 출신이다. 덕수고를 졸업하고 2018 신인 드래프트에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삼성의 지명에 받으며 입단했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6), 두산 베어스 곽빈(26)이 본인의 드래프트 동기다. 아마추어 시절 뛰어난 재능에 비해 1군에서 빛을 못 봤다는 평가도 있었다. 2018 데뷔 시즌 19경기 7승 6패로 나름 괜찮은 시즌을 보냈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한동안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으나 이번 시즌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하는 모양새다. 양창섭의 활약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삼성에게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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