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서 가장 놀라운 홈런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칼 랄리(29·시애틀 매리너스)가 하루에 두 개의 기록을 세웠다.
랄리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먼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2025 MLB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시애틀의 2번 타자 겸 포수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오른쪽 2루타를 기록해 2, 3루 찬스를 만든 랄리는 다음 타자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2루타로 득점까지 성공했다. 하지만 이는 예고편에 불과했다.
팀이 3-0으로 앞서던 3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랄리는 볼카운트 1-1에서 캔자스시티 선발 마이클 와카의 몸쪽 커브볼을 통타했다. 잘 맞은 타구는 오른쪽 폴대 쪽으로 향했고, 페어 지역으로 들어오면서 홈런이 됐다. 타구를 확인한 랄리는 천천히 1루 쪽으로 향했다.
이 홈런은 랄리의 시즌 55번째 홈런이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수치였다. 랄리는 우투양타 포수인데, 역대 빅리그 단일시즌 스위치히터 최다 홈런은 1961년 미키 맨틀(당시 뉴욕 양키스)이 기록한 54홈런이었다. 랄리는 64년 만에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낸 것이다.
랄리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4회초 무사 1루에서 나온 그는 좌완 다니엘 린치 4세의 바깥쪽 볼을 받아쳤다. 이번에는 가운데로 날아가 중견수가 잡지 못하는 곳에 떨어진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연타석 홈런으로 팀이 9-0으로 앞서는 순간이었다.
56호 홈런을 터트린 랄리는 구단 역사에도 다가갔다. 1977년 창단한 시애틀 역사상 한 시즌 가장 많은 홈런을 친 건 1997년과 1998년 켄 그리피 주니어의 56홈런이었다. 타이 기록을 세운 랄리는 이제 하나만 더 추가하면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다.
이날 랄리는 5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OPS도 0.951로 상승했는데, 타율(0.247)과 비교하면 그가 얼마나 높은 타격 생산력을 보여주는지 알 수 있다. 팀도 12-5로 승리하며 10연승을 질주,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에 올랐다.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랄리는 이듬해 119경기에서 27개의 아치를 그렸고, 2023년부터 3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특히 올해는 초반부터 엄청난 홈런 페이스를 선보였고, 8월 말 49호 홈런을 터트려 2021년 살바도르 페레즈(캔자스시티)가 가지고 있던 포수 최다 홈런 기록도 깼다.
이대로라면 랄리는 메이저리그 통합 홈런왕이 유력하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2위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 48홈런)와 8개의 격차를 가지고 있고, 내셔널리그 1위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53홈런)와도 3개 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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