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인수가 또다시 UFC 입성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두 선수의 경기력에 전혀 만족하지 못한듯 혹평까지 했다.
로드FC 미들급 챔피언 황인수(31)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데이나 화이트 컨텐더 시리즈(DWCS)' 시즌9 에피소드6 미들급(83.9㎏) 매치에서 아일랜드의 패디 맥코리(27)에게 만장일치 판정패(27-30, 27-30, 27-30)를 당했다. 세 명의 심판 전원이 세 라운드를 모두 맥코리에게 줬다.
황인수는 '코리안 좀비' 정찬성의 코치 아래 옥타곤에 올랐다.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입장했고, 맥코리와 글러브를 맞대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191㎝ 장신의 맥코리는 긴 리치와 기동성을 활용해 거리를 유지했다. 황인수가 중앙을 차지하고 압박했지만, 맥코리는 카프킥과 프론트킥으로 꾸준히 다리를 공략하며 흐름을 끊었다. 1라운드 종료 직전 황인수가 뒷손을 적중시키며 반전을 노렸으나, 상대를 크게 흔들지는 못했다.
정찬성은 라운드 종료 후 "상대가 널 많이 연구했다. 단타가 아닌 연타를 던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황인수는 단타 위주의 공격을 이어갔고, 맥코리는 클린치로 붙으며 흐름을 차단했다. 2라운드에서도 양상은 비슷했다. 황인수가 보디킥과 전진 압박으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맥코리는 사이드스텝으로 빠져나갔고, 근접 상황에선 엘보우를 적중시켰다. 백스핀 엘보우까지 성공시키며 관중의 탄성을 자아냈다.
마지막 3라운드는 승부를 걸어야 하는 라운드였다. 황인수는 시작과 동시에 경쾌한 카프킥으로 기세를 올리고, 전진 기어를 넣어 펀치를 연속으로 날렸다. 몇 차례 주먹이 맥코리 안면을 강타하며 철창으로 몰아넣는 장면도 나왔다. 그러나 맥코리는 침착하게 황인수의 오른손을 컨트롤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라운드 후반에는 오히려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굳혔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황인수는 쓰디쓴 패배를 직감한 듯 고개를 떨궜다. 세 라운드 동안 타격 수에서도 크게 밀렸다. 맥코리는 유효타 93-37로 앞섰고, 머리(34), 몸통(35), 다리(24)를 고르게 공략했다. 체크훅, 오블릭킥, 스피닝 백엘보 등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경기를 지배했다. 반면 황인수는 제대로 된 연타를 이어가지 못하고 단타 공격에 그쳤다.
이날 패배로 황인수의 전적은 8승 2패가 됐다. 지난해 말 '루킹 포 어 파이트'에 이어 두 번째로 데이나 화이트 회장 앞에서 실력을 선보였지만 또다시 옥타곤 계약을 얻지 못했다.
승리한 맥코리도 웃지 못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경기력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시차 적응 때문에 몸이 무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황인수를 쉽게 제압할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는 강한 상대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만약 UFC가 기회를 준다면 내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고 화이트 회장에게 어필했다.
그러나 결과는 냉정했다. 화이트 회장은 "두 선수 모두 정체된 시간이 많았다. 영입해야겠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고 단언했다. 이날 DWCS에서 맥코리를 제외한 네 명의 승자만 UFC 계약을 따냈다. 화이트는 "좋은 승리이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다시 열심히 한다면 언젠가 또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이번 패배로 황인수의 UFC 입성은 한동안 미뤄질 전망이다. DWCS 시즌9은 에피소드6까지 총 30경기가 치러졌고, 지금까지 25명이 UFC 계약을 얻었다. 이 중 한 명은 패자임에도 명승부를 펼쳐 예외적으로 계약을 따냈다. 시즌은 오는 10월 15일 에피소드10으로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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