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 36분. 공격성을 더한 안세영(23·삼성생명)에게서 도무지 부족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내 팬들 앞에서 나선 첫 무대에서 한층 물오른 기량을 과시하며 순식간에 승전보를 전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24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2025 수원 빅터 코리아오픈(슈퍼500) 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32강에서 카루파테반 레차나(말레이시아·37위)를 게임스코어 2-0(21-14, 21-9)으로 꺾었다.
올 시즌에만 벌써 7차례 우승을 달성한 안세영은 국내 팬들 앞에서 치르는 이번 대회에서 2023년 이후 2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선다.
안세영은 2023년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수디르만컵) 준결승 여자 단식에서 카루파테반을 32분 만에 2-0으로 제압한 기억이 있었다.
경기 초반은 쉽지 않았다. 적응 문제 등으로 1회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 안세영은 초반 3-6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분위기를 순식간에 뒤집었다. 3점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고 접전 끝에 9-8로 역전에 성공했다.
변화를 준 공격적인 스타일이 빛을 발했다. 과거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어떤 공격도 받아내며 지치게 만드는 게 주특기였던 안세영은 최근 들어 보다 공격적인 스타일로 변화를 시도했고 중국 마스터스에서도 2연패에 성공했다.
이날도 초반 접전이 이어졌지만 공격적인 플레이를 구사하며 우위를 점했다. 카루파테반은 안세영의 연이은 공격을 받아내기 바빴다. 그 와중에 카루파테반의 어떠한 공격도 어렵지 않게 받아냈고 완벽한 수비는 절묘한 공격으로 이어졌다.
안세영의 '늪 수비'를 의식한 듯 지나치게 구석구석을 공략하려는 카루파테반의 공격은 번번이 라인을 벗어났다. 이후 판단 실수로 인해 연속 실점을 하기도 했지만 장기인 네트플레이에서 한 수 앞선 플레이로 점수를 추가해 18-13으로 다시 달아났고 특유의 몸을 날리는 수비와 이어 얻어낸 기회에서 대각 스매시를 통해 추가 득점했다. 결국 21-14로 가볍게 첫 게임을 따냈다.
2게임 초반 접전을 이어갔지만 4-4에서 7연속 득점으로 단숨에 우위를 잡았고 환상적인 네트플레이를 이어가며 관중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카루파테반은 실력 차를 실감하는 듯 실점 후에 수차례나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18-6으로 앞선 게임 막판 절묘한 공격으로 네트 끝단에 셔틀콕을 떨어뜨리며 뜩점한 안세영은 상대가 흔들리는 틈을 타 과감한 공격으로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고 결국 승리를 따낸 뒤 관중들의 환호에 고개를 숙여 화답했다.
이번 대회엔 세계 2위 왕즈이와 안세영의 라이벌 천위페이(중국·5위) 등 중국 선수들이 불참했지만 올 시즌 세계선수권 우승자 야마구치 아카네(일본·4위), 초추웡 폰파위(태국·6위), 미야자키 토모카(일본·9위), 디펜딩 챔피언 김가은(삼성생명·17위)이 출전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선 지난주 중국 마스터스에서 4강에 오른 김가은이 고진웨이(말레이시아)를 단 32분 만에 2-0(21-7, 21-15)로 격파했다. 1게임 초반부터 11연속 득점하며 앞서 나가며 손쉽게 기선제압을 한 김가은은 2게임 중반까지 팽팽히 맞서다 4연속 득점과 함께 점수 차를 벌렸고 이후 큰 위기 없이 승리를 챙겼다. 김가은을 비롯해 미야자키, 초추웡, 가오팡제(중국), 박가은, 야마구치 등이 모두 2-0으로 승리하며 가뿐히 16강에 진출했다.
안세영은 16강에서 로신얀 해피(홍콩)에게 2-0ㅡ로 승리한 치우핀치안(대만)와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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