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이런 포수는 없었다. 칼 롤리(29·시애틀 매리너스)가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초 60홈런 고지에 올랐다.
롤리는 25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T-모바일 파크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2025 미국프로야구 MLB 홈경기에서 2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멀티 홈런을 터뜨렸다.
5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58홈런을 기록 중이던 롤리는 이날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시즌 59번째에 이어 60번째 홈런까지 작성했다.
단일 시즌 60홈런은 이번이 10번째이자 선수로는 베이브 루스(1927년), 로저 매리스(1961년), 마크 맥과이어(1998~1999년), 새미 소사(1998~1999, 2001년), 배리 본즈(2001년), 애런 저지(2022년)에 이어 롤리가 7번째다.
아메리칸리그에선 루스와 매리스, 저지에 이은 4번째 기록으로 이들은 모두 양키스 소속이었다. 시애틀 구단 최초인 동시에 양키스가 아닌 소속 선수로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최초의 대기록이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콜로라도 선발 태너 고든의 직구를 강타,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시속 110.9마일(178.5㎞) 총알 타구는 무려 133.5m를 날아가 외야 관중석에 꽂혔다.
2회말에 2타점 2루타로 일찌감치 멀티히트를 작성한 롤리는 8회말 마지막 타석에서 새 역사를 써냈다. 팀이 8-1로 크게 앞선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MVP' 연호를 들으며 타석에 나선 롤리는 콜로라도 앙헬 치빌리의 초구 낮은 코스의 시속 98.3마일(158.2㎞)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 올렸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관중들은 일제히 포효하며 역사의 순간을 기록하기에 여념이 없었고 롤리는 홈런을 날린 뒤 다시 더그아웃에서 빠져나와 관중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2018년 3라운드 전체 90순위로 시애틀의 지명을 받은 롤리는 2021년 데뷔해 이듬해부터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2022년 27홈런 이듬해 30홈런, 지난해 34홈런으로 매 시즌 성장세를 그렸지만 올 시즌엔 리그 최고의 거포로 거듭났다.
일찌감치 단일 시즌 포수 최다 홈런 신기록(종전 48개·살바도르 페레스)을 갈아치운 롤리는 스위치히터 최다 홈런 신기록(종전 54개·미키 맨틀), 시애틀 구단 최다 홈런 기록(종전 56개·켄 그리피 주니어)까지 새로 썼고 이젠 포수 60홈런이라는 전인미답의 고지에 올라섰다.
이젠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에 도전한다. 2022년 저지의 62홈런까진 2개를 남겨두고 있는데 남은 4경기에서 2홈런을 더하면 동률, 3홈런을 날리면 아메리칸리그의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된다.
시애틀 지역 매체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경기 후 롤리는 "정말 특별했다. 확실히 가장 멋진 순간이었다"며 "다른 홈런들도 다 좋았지만 오늘 밤 팬들 앞에서 부모님이 계신 상황에서 해냈다는 게 정말 멋진 일"이라고 감격을 나타냈다.
댄 우리슨 감독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올해는 그의 해였다"며 "60홈런은 한 달이나 두 달 뒤에는 '세상에, 이 선수가 정말 대단한 일을 해냈구나. 아무도 해내지 못한 포지션에서 해냈구나. 정말 믿기지 않을 만큼 대단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것"이라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선 우승을 확정한 시애틀은 롤리의 활약 속에 9-2 대승을 거두며 89승 69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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