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록 패했지만, 잠재력은 확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유럽 강호를 상대로 저력을 보였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28일 오전 5시(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B조 1차전에서 우크라이나에 1-2로 석패했다.
전반 16분 만에 두 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던 한국은 후반전 파상공세를 펼친 끝에 한 골을 따라잡았다. 하지만 라인을 깊게 내린 우크라이나에 끝내 두 번째 골은 기록하지 못하며 아쉽게 졌다.
이번 대회는 조3위까지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조1, 2위가 토너먼트로 직행하고 3위팀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16강에 합류한다.
한국은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은 김현오(대전하나시티즌)와 김태원(포르티모넨스)이 투톱을 맡았고 백민규(인천 유나이티드), 최병욱(제주SK), 정마호(충남아산), 최승구(인천)가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포백은 임준영(충북청주), 신민하(강원FC), 함선우(화성FC), 이건희(수원 삼성)가 나섰고 골문은 홍성민(포항 스틸러스)이 지켰다.
경기 초반부터 우크라이나에 흔들렸다. 전반 13분 신추크(몬트리올 임팩트)가 한국의 오른쪽 측면에서 왼발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어 16분에는 피슈르가 문전 헤더로 추가골을 넣으며 순식간에 0-2로 끌려갔다.
한국은 전반 중반부터 빠른 전환과 뒷공간 공략으로 반격을 시도했지만, 우크라이나의 조직적인 수비와 거친 중원 압박에 고전했다.
후반 들어 흐름이 바뀌었다. 김명준(융 헹크), 배현서(FC서울), 손승민(대구FC)을 투입한 한국은 7분 프리킥 기회에서 함선우가 다이빙 헤더로 만회골을 터뜨리며 추격에 불씨를 지피는 듯했다.
하지만 함선우의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약 4분간 이어진 비디오 판독(VAR) 끝에 최초 판정이 번복됐다.
우크라이나의 공세가 이어졌다. 한국은 16분 홍성민의 선방으로 추가 실점 위기를 넘겼다.
한국도 만만치 않았다. 21분 김명준이 문전에서 왼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다. 공은 예리한 궤적으로 날아갔지만 우크라이나 육탄 수비에 막혔다.
후반전 분위기는 확실히 달랐다.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몰아쳤다. 정마호가 절묘한 볼 터치로 상대 수비의 파울을 유도했다. 33분 손승민의 왼발 프리킥은 오른쪽 골문 밖으로 살짝 비껴갔다.
기어이 한국이 한 골을 따라잡았다. 35분 김명준이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슈팅으로 우크라이나 골문 상단을 제대로 노렸다. 공은 골키퍼 손을 맞고 골문 안쪽에 떨어졌다. 중원 싸움에서 밀리던 우크라이나는 중원 자원들을 연달아 교체했다.
세트피스에서 또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40분 함선우가 우크라이나 수비 사이에서 높은 타점의 헤더로 동점골을 노려봤다. 공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한국은 43분 최병욱을 빼고 백가온(부산 아이파크)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전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다.
후반 추가시간 한국의 연속 코너킥이 이어졌다. 우크라이나 수비진은 세트피스에서 강점을 보인 한국 선수들을 강하게 견제했다. 주심은 선수들에게 다가가 몸싸움을 자제시켰다.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우크라이나의 2-1 승리로 끝났다.
우크라이나는 2019년 U-20 월드컵을 제패했던 강호다. 당시 정정용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강인(당시 발렌시아·파리 생제르망)이 골든볼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강호의 저력을 보여주며 한국을 제압했다.
대표팀은 1일 파라과이, 4일 파나마와 차례로 조별리그를 치른다. 남은 두 경기에서 반드시 승점을 확보해야 16강 진출 가능성을 이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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