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 출신 오승환(43)이 KBO 리그에서 은퇴한 날 일본에서도 역사에 남을만한 장면이 연출됐다. 메이저리그(MLB) 명문 팀으로 손꼽히는 뉴욕 양키스 '에이스'였던 일본을 대표하는 우완투수 다나카 마사히로(37·요미우리 자이언츠)가 천신만고 끝에 이번 시즌 숙원이었던 미일 통산 200승 고지를 밟았다.
다나카는 지난 30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도쿄돔에서 열린 2025 일본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곤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홈런) 4탈삼진 2볼넷 2실점의 호투로 시즌 3승째(4패)를 거뒀다.
이날 다나카의 실점 장면은 3회초가 유일했다. 2사까지 무사히 잘 잡았으나 1번 타자 오카바야시 유키에게 내야 안타를 맞은 뒤 다음 호소카와 세이야에게 2점 홈런을 허용했다. 다행히 3-2로 앞선 7회초 시작과 동시에 경기에서 빠졌고 7회말 요미우리 타선이 1점을 추가해 다나카의 승리 투수 요건을 잘 지켰다.
지난 8월 21일 야쿠르트전 이후 오랜만에 승리 투수가 된 다나카는 메이저리그에서 거둔 78승을 포함해 미일 통산 200승(NPB 122승) 고지를 밟았다. 은퇴를 하기 전 이 기록에 애착을 드러냈던 다나카기에 감격을 더했다. 미일 통산 200승을 밟은 선수는 일본 야구 역사에서 다나카를 포함해 4명이다. 다나카에 앞서 노모 히데오(57), 구로다 히로키(50), 다르빗슈 유(39)가 있었다. 모두 일본과 메이저리그에서 족적을 남긴 투수다.
다나카는 일본을 대표하는 투수였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며 초특급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2013시즌 NPB 28경기서 24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27의 매우 뛰어난 기록을 남기고 미국 무대로 떠났다.
2014시즌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 입단한 다나카는 이후 6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2020시즌 종료 후 친정 라쿠텐으로 돌아온 다나카는 점점 입지가 좁아졌다. 부상과 부진이 그를 괴롭혔고 2024시즌엔 1경기 등판에 그쳤다. 2025시즌을 앞두고 라쿠텐이 연봉 삭감을 요구하자 다나카는 방출을 직접 요청했다. 자유의 몸이 된 다나카는 2024년 12월 요미우리와 1년 계약을 맺었다.
미일 통산 197승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했던 다나카는 혹시라도 200승 고지를 밟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4월에 시즌 첫 승을 거뒀지만, 부진을 거듭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8월 1승을 추가했고 결국 시즌 막판 자신의 숙원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1군 등판(10차례)보다 2군 등판(13차례)이 더 많았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