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무대에서 조기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수적 우위를 점한 뒤에야 첫 슈팅이 나오고, 수적 우위 속에서도 끝내 한 골을 만들어내지 못한 경기력으로는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창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일(한국시간) 칠레 발파라이소의 에스타디오 엘리아스 피게로아 브란데르에서 열린 2025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파라과이와 0-0으로 비겼다. 앞서 1차전 우크라이나전 1-2 패배에 이은 두 경기 연속 무승(1무 1패)이다.
두 경기 승점 1에 그친 한국은 우크라이나와 파라과이(이상 승점 4), 파나마(승점 1)에 이어 조 최하위로 처졌다. 오는 4일 열리는 파나마와의 최종전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3위 이상의 순위를 노려볼 수 있다. 이번 대회는 각 조 1·2위와 6개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상위 4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다른 조 3위 팀들과 성적 비교 가능성을 감안하면 파나마전은 '다득점 승리'가 필요해진 상황이다.
다만 파라과이전 경기력을 돌아보면 최종전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이날 파라과이전 경기력에서 아쉬움을 많이 남긴 탓이다. 전반전에 단 한 개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도적으로 수비에 무게를 둔 것도 아니고, 전반 볼 점유율이 61%에 달할 만큼 주도권을 쥐고도 정작 날카로운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한 여파다. 그렇다고 파라과이의 전력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파라과이는 U-20 월드컵 본선 진출 자체가 12년 만인 팀이고, 앞서 파나마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도 2골이나 실점한 뒤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로 가까스로 승리한 팀이다. 이창원 감독의 공격 전술에 대한 의문부호가 남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국의 첫 슈팅은 전반 추가시간 상대 퇴장에 따라 수적 우위 속 시작된 후반 초반에야 나왔다. 한 명이 부족한 파라과이가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하고, 경기가 진행될수록 체력이 떨어지면서 한국에 공격 기회들이 찾아왔다. 다만 이마저도 결정력 부족에 번번이 아쉬움을 삼켰다. 후반 7분 김명준(헹크)이 문전에서 연결한 헤더는 골키퍼 발 선방에 막혔다. 김태원(포르티모넨스)이 찬 슈팅이 골대를 살짝 외면하는 등 가까스로 기회를 잡고도 정작 이를 살리지 못한 장면들이 여러 차례 나왔다.
결국 한국은 후반 45분에 추가시간까지 50분 넘는 시간 동안 11대10의 싸움을 펼치고도 끝내 한 골을 만들지 못한 채 무승부에 그쳤다. 후반 들어서야 슈팅이 나오긴 했으나, 그렇다고 후반 내내 한 명이 부족한 상대를 완전히 압도했다고 보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우크라이나전에서도 단 한 골을 넣는 데 그쳤던 한국은 파라과이전 무득점 무승부 여파 탓에 극적인 16강 진출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만약 이창원호가 마지막 파나마전에서도 반등하지 못한 채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게 되면, 2007년 캐나다 대회 이후 무려 18년 만이다. 이 대회는 2019년 준우승, 2023년 4강 등 최근 두 대회 연속 한국이 4강 이상의 성적을 냈던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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