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 내 커리어를 마무리짓길 바란다."
'슈퍼 유틸리티맨' 미겔 로하스(36·LA 다저스)가 팀이 승리의 기쁨에 도취돼 있는 사이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냈다. 은퇴의 뜻을 밝힌 것이다.
다저스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2025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1회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챔피언십시리즈(7전 4선승제)에 진출했다.
기쁨에 가득찬 다저스 선수단은 이후 라커룸에서 샴페인 파티를 벌였는데 이 자리에서 로하스가 폭탄 발언을 꺼냈다.
미국 매체 다저스네이션 더그 매케인에 따르면 로하스는 "나는 이제 36살이다. 정말 다사다난한 시간이었다. 다저스에서 4년 동안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며 "여기서 내 커리어를 마무리하길 바란다. 왜냐하면 내년 시즌이 끝난 후 은퇴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로하스는 끌어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로하스는 2014년 빅리그 생활을 시작했다. 다저스에서 시작해 트레이드로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8시즌 동안 활약한 뒤 2023년 다시 트레이드로 친정팀으로 돌아왔고 알토란 같은 역할을 도맡아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일조했다.
올 시즌에도 114경기에서 타율 0.262(290타수 76안타) 7홈런 27타점 35득점, 출루율 0.318, 장타율 0.397, OPS(출루율+장타율) 0.715를 기록했다. 유틸리티맨 답게 수비에선 2루수로 68경기 453⅓이닝, 3루수로 23경기 167⅔이닝, 유격수로 22경기 117이닝을 소화했고 투수로도 4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하는 놀라운 존재감을 뽐냈다.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5경기에서 타율 0.375(8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고 수비로도 2루수와 3루수로 21이닝을 책임졌다.
다저스는 물론이고 모든 야구계에 큰 충격을 던져준 소식이다. 이전까지 로하스가 은퇴를 시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혜성에겐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314억원) 계약을 맺었다. 올 시즌 5월에서야 1군에 합류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71경기에서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1실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OPS 0.699였다. 수비에선 2루수로 45경기 278이닝, 유격수로 11경기 46이닝, 중견수로도 17경기 85⅓이닝을 소화하며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무키 베츠나 토미 에드먼, 앤디 파헤스보다는 로하스가 더 직접적인 비교가 가능한 라이벌이었다. 최소 2년의 계약기간이 더 남은 만큼 로하스가 내년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한다면 비슷한 역할을 맡고 있는 김혜성에겐 더 많은 기회가 돌아올 것으로 기대를 할 수 있다.
한편 김혜성도 이날 MLB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연장 11회말 1루에 에드먼의 대주자로 투입돼 맥스 먼시의 안타 때 2루로, 키케 에르난데스의 볼넷으로 3루를 밟은 뒤 파헤스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으로 향했는데 상대 투수 오리온 커커링의 송구 실책으로 결승 득점을 해냈다.
맥케인 기자 등에 따르면 경기 후 김혜성은 "목숨을 걸고 필사적으로 달렸다"며 "우승해서 매우 행복하다"고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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