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무 뜬금없는 곳에서 발목이 잡혔다. 1부 승격을 노리는 전남 드래곤즈의 순위 경쟁도 불길해졌다.
전남은 12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34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와 홈 맞대결에서 0-1로 패했다.
승패야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지만, 이번 안산전은 예상하지 못한 패배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전남이 앞섰고, 3연승으로 분위기까지 좋았다. 또 홈경기였다. 반면 안산은 리그 최하위에, '18경기 무승'이라는 기나긴 부진에 빠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산이 이변을 만들어냈다. 대어를 잡아낸 안산은 5승10무19패(승점 25)를 기록하게 됐다.
운이 없었다. 전남은 전반 41초만에 수비수 최정원이 자책골을 기록했다. 안산 제페르손의 빠른 크로스에 골대 반대편에 있던 최정원이 즉각 반응하지 못했고, 공은 최정원의 몸을 맞고 들어갔다. 평소라면 전남 에이스 발디비아가 '원맨쇼'로 승부를 뒤집어 놓았지만, 안산전은 달랐다. 발디비아는 침묵했다. 전반 39분에는 슈팅이 골대를 때려 고개를 숙였다.
여기에 안산 골키퍼 이승빈, 후반 교체로 들어간 안산 백업 골키퍼 조성훈까지 슈퍼세이브를 펼치며 전남 공격을 막아냈다. 결국 경기는 안산의 승리로 끝났다.
전남에는 너무나도 뼈아픈 결과가 됐다. 3연승 좋은 흐름을 마감했고, 시즌 성적 15승10무9패(승점 55)로 리그 3위에서 4위로 내려왔다. 앞으로 순위 경쟁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3위 부천FC(승점 56)를 다시 쫓아야 한다. 동시에 5위 서울이랜드(승점 52), 6위 부산아이파크, 7위 김포FC(이상 승점 51), 8위 성남FC(승점 49)의 추격을 받게 됐다.
워낙 살얼음판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전남이 빠르게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다면 더욱 힘든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K리그2는 1위 팀이 다이렉트 승격, 2위 팀은 K리그1 11위 팀과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K리그2 3~5위 팀은 준플레이오프를 가진 뒤, 승리한 팀이 K리그1 10위와 맞대결을 가진다. 일단 5위 안에 드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전남의 앞으로 일정이 만만치 않다. 전남은 오는 19일 충북청주 원정을 떠난 뒤 수원삼성, 내달 2일에는 성남과 맞붙는다. 11월8일에는 리그 선두 인천유나이티드, 11월23일에는 충남아산과 경기를 치른다. 안산전 패배로 전남은 큰 부담을 업고 다음 상대들을 만나게 됐다.
구단에 따르면 김현석 전남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길 수 있는 기회는 분명히 있었지만 운이 따르지 못했다. 초반 실점 이후 선수들의 피로도 누적되었고,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 소모가 눈에 띄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승은 3연승에서 멈췄지만, 이제 남은 다섯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선수들이 많이 지쳐 있다. 회복에 총력을 기울여 남은 5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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