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패만 더하면 시즌이 종료되는 벼랑 끝 상황에서 SSG 랜더스가 초강수를 뒀다. 선발 자원 미치 화이트(31)가 불펜 대기한다.
SSG는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선승제) 4차전을 치른다.
시리즈 전적은 SSG가 1승 2패로 밀리고 있다. SSG는 홈에서 열린 1, 2차전에서 1승씩 주고 받았다. 에이스 드류 앤더슨이 장염 증세로 등판이 밀린 가운데, 1차전 선발로 등판한 화이트가 2이닝 6피안타 3실점으로 무너지며 2-5로 패배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9회말 김성욱이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4-3으로 이겼다.
이후 3차전에서는 마침내 앤더슨이 선발투수로 등판했으나, 3회에만 실책 포함 3점을 내주면서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어 5회말 올라온 '33홀드 투수' 이로운(21)이 2점을 추가로 허용, 고명준(23)의 9회 추격의 투런포에도 3-5로 졌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을 패배한 팀은 7번 중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이제 SSG는 2연승을 통해 0%의 확률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다.
SSG는 4차전 선발로 일찌감치 김광현(37)을 예고했다. 그는 올 시즌 28경기에서 10승 10패 평균자책점 5.00의 성적을 기록했다.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등 경험 많은 투수이지만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평균자책점이 뒤에서 2번째일 정도로 세월의 흐름을 맞고 있다.
그래서일까. SSG는 4차전을 앞두고 화이트를 출전선수 명단에 올렸다. 그는 올해 24경기에서 11승 4패 평균자책점 2.87, 134⅔이닝 137탈삼진으로 앤더슨과 원투펀치를 이뤘다. 구위 면에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고, 1패만 하면 팀이 탈락하는 상황이기에 가능한 용병술이다.
다만 전날 경기 종료 후 이숭용 SSG 감독은 화이트와 김건우의 4차전 구원등판 여부에 대해 "전혀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필승조를 (김)광현이 뒤에 다 대기할 것이다. (문)승원이도 짧게 던졌다. 상황에 따라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이 감독은 "경기 끝나고 경헌호 코치 찾아와서 '화이트가 대기하고 싶다'고 전달이 왔다. 어제 잠 한숨 못자고 고민했다"며 "화이트와 면담했고, '웬만하면 선발을 (구원으로) 안 쓴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화이트가 '삼성전 못 던졌고, 기회를 달라'고 했다. 복수하고 싶냐나까 그렇다더라.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화이트는 많으면 2이닝 정도를 소화한다. 이 감독은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하나는 불펜 다 썼을 때 연장 가는 상황이고, 또 하나는 그런 일이 있으면 안되지만 (김)광현이가 초반 흔들렸을 경우다"라며 "불펜이 좋고 하지만 5이닝까지는 끌고 갈 수 있는 옵션을 하나 놔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한편 SSG는 이날 박성한(유격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정(3루수)-한유섬(지명타자)-고명준(1루수)-최지훈(중견수)-김성욱(우익수)-정준재(2루수)-조형우(포수)가 선발 출전한다. 전날 결정적 실책을 저지른 안상현 대신 정준재가 2루수에 들어갔고, 하루 만에 조형우가 선발 마스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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