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내야수 황영묵(26)이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 불발됐음에도 적은 기회를 어떻게든 살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황영묵은 2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을 앞두고 "이렇게 좋은 경험을 하게 될 줄 사실 몰랐다. 우리 팀이 한 시즌을 정말 잘 치르면서 나도 정말 보고 배운 것이 많았다. 이 기회가 헛되지 않도록 나도 이기는 데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홈에서 1승 1패를 하고 적지에 온 한화는 3차전에 공격력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한화는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하주석(2루수)-이도윤(유격수)-최인호(우익수)-최재훈(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류현진.
이에 맞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김성윤(우익수)-구자욱(지명타자)-르윈 디아즈(1루수)-김영웅(3루수)-이재현(유격수)-김태훈(좌익수)-강민호(포수)-류지혁(2루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아리엘 후라도.
여기서도 황영묵의 이름은 없었다. 선발 2루수로 출전한 하주석이 타율 0.500(8타수 4안타)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었기 때문. 황영묵에게 아직 가을야구는 지난 2차전 팀이 1-5로 지고 있는 7회말 선두타자 김태연을 대신해 나와 3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것이 전부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배팅 훈련을 하고 나온 황영묵에게 실망한 기색은 없었다. 황영묵은 첫 타석 소감으로 "시즌 때와 크게 다른 건 못 느꼈다. 우리 한화 팬분들이 정규시즌 때 대전에서 하든 원정에서 하든 항상 야구장을 꽉 채우고 응원해 주셔서 다른 점을 못 느꼈다"라며 "대타로 나와 결과가 아쉽긴 한데 또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황영묵은 KBO 리그에 독립 리그 열풍을 일으킨 선수 중 하나다. 충훈고 졸업 후 프로팀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황영묵은 중앙대 진학 후 2019년 독립야구단 성남 블루팬더스 입단으로 제2의 길을 모색했다. 이후 2개의 독립 구단을 거치고 최강야구에도 출연하는 등 독립 야구의 스타가 됐고 2024년 KBO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31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올해도 주로 대주자 혹은 대수비로 나오면서도 117경기 타율 0.273(260타수 71안타) 1홈런 22타점 OPS 0.687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했다.
이에 황영묵은 "내가 물론 독립야구 출신인 것을 여전히 잊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한화 이글스 소속이기 때문에 독립야구 출신이라는 것보다 한화가 우승하는 데 더 집중하려 한다"고 답했다.
황영묵에게 기대되는 건 경기 후반 대타로 들어섰을 때의 한 방이다. 올해 정규시즌 대타 타율은 0.455(11타수 5안타)로 결정적인 장면마다 그가 있었다. 올해 후라도를 한 번도 상대하지 않았지만, 경기 후반 찬스가 오면 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대타 타율이 높은 이유로 그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이 있다. 나도 생각이 많으면 결과가 좋지 않다고 생각해 하얀 거(공)만 보이면 (방망이를) 돌린다는 생각뿐이다"라며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고 누가 나오든 처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선다"고 비결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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