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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KS까지 딱 1승인데... '왜' 78억 FA 아닌 '연봉 3천' 19세 루키가 선발일까 [P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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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동윤 기자
한화 정우주가 지난 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5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정우주가 지난 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5회초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19년 만의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까지 딱 1승만을 남겨둔 한화 이글스가 4차전 선발로 베테랑 선발 엄상백(29)이 아닌 루키 정우주(19)를 확정했다.


한화는 2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2025 신한 SOL Bank KBO 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전날(21일) 한화는 문동주의 4이닝 무실점 역투와 노시환의 결승 2점 홈런으로 삼성에 5-4로 승리, 2승 1패로 시리즈 리드를 잡았다. 류현진(38)의 신인 시절인 2006년부터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시리즈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둔 상황이다. 그런 중요한 경기에서 한화는 정우주를 선발로 예고했다. 한화 김경문 감독은 3차전 승리 후 "문동주는 이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정우주가 길게 가면 좋다. 그다음에는 마운드에서 상대 팀과 싸우는 걸 보면서 투수들을 기용하려 한다. 외국인 투수도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불펜 데이의 첫 번째 투수인 모양새다. 코디 폰세(18일 등판), 라이언 와이스(19일 등판), 류현진(21일 등판), 문동주(18일, 21일 등판)을 모두 소모한 상황에서 한화에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정우주는 구남초(남양주리틀)-건대부중-전주고 졸업 후 2025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우완 투수다. 올해 연봉은 3000만 원. 전반기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 풀타임 시즌을 치르며 51경기 3승 무패 3홀드 평균자책점 2.85, 53⅔이닝 82탈삼진, 피안타율 0.177,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2를 기록했다.


선발 경험이 있는 것도 이유였다. 정우주는 최고 시속 156㎞의 강속구로 전주고의 전국대회 2연패(청룡기, 봉황대기)를 이끌었던 에이스였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11월 열린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부문 대상을 받았다. 올 시즌 막판 선발 투수로서도 기회를 얻어 5⅔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한화 정우주. /사진=김진경 대기자
지난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2024 퓨처스 스타대상 시상식(주최 스타뉴스)에서 야구부문 대상을 수상한 전주고 정우주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퓨처스 스타대상'은 한국 스포츠 발전과 아마추어 체육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제정됐다. /사진=이동훈 기자

하지만 "정우주가 길게 가면 좋다"는 김경문 감독의 말에서 은근한 기대감도 엿보인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구위를 지닌 것이 컸다. 타자 친화적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는 장타를 억제할 수 있는 구위의 투수가 필요했다. 정우주의 구위는 이미 기록으로 증명이 된 부분이다. 시즌 초반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정우주는 슬라이더를 교정하고 올라온 후반기부터는 2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23, 29⅓이닝 50탈삼진으로 리그 정상급 구위를 선보였다.


지난 8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이 정점이었다. 당시 무사 1, 2루에 등판한 정우주는 세 타자를 공 9개로 3연속 삼진 처리하는 퍼포먼스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KBO 리그 역대 11번째 무결점 이닝(Immaculate inning)이었다. 시즌 끝까지 그 구위를 유지해서 13.75개로, 40이닝 이상 소화한 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많은 9이닝당 삼진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문동주도 인정한 구위다. 3차전 승리 후 문동주는 "(정)우주가 신인이지만, 삼진율이 엄청 높다. 그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본인이 알고 경기에 임했으면 좋겠다"고 추켜세웠다. 이어 "그렇게 많은 삼진을 잡을 수 있다는 건 그만큼 우주의 공이 좋다는 거다. 타자들이 그런 우주를 쉽게 보고 들어오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이용해 내가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화 엄상백(가운데)이 지난 19일 대전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 9회초 2사 1루에서 삼성 강민호(왼쪽)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사실 한화가 고려해 볼 만한 4차전 선발 카드는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올 시즌 4년 총액 78억 원 FA 계약으로 한화에 합류한 엄상백이다. 엄상백은 풀타임 선발 경험이 있고 무려 한국시리즈 선발 등판까지 해본 선수다.


하지만 정규 시즌 내내 신뢰를 얻지 못한 것이 컸다. 전반기 내내 선발로서 기회를 받았으나, 15경기 1승 6패 평균자책점 6.33으로 좋지 못했다. 전 소속팀 KT 위즈에서처럼 스윙맨 역할을 기대하며 후반기에는 불펜으로 활용해봤으나, 13경기 평균자책점 7.56으로 여전히 난조를 겪었다.


큰 경기 경험을 믿기엔 통산 성적이 좋지 않았다. 통산 8번의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20, 20이닝 10볼넷 14탈삼진으로 불안했다.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한화가 1-5로 지고 있는 9회초 1사에 등판해 강민호에게 투런 홈런을 내주며 아쉬움을 보였다.


한화로서는 초반 기세 싸움이 중요한 상황에서 자신감을 잃은 베테랑을 선발 투수로 선택하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여전히 그가 해줘야 할 역할은 남아있다. 코디 폰세, 라이언 와이스 두 외국인 투수까지 대기하는 총력전이 예고된 가운데, 한화는 엄상백이 팀이 필요할 때 최소 실점으로 2~3이닝 이상을 책임져주길 기대한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엄상백은 홈런을 허용했지만, 그 외 아웃카운트는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대 하지 않던 투수들이 깜짝 활약을 보여주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과연 정우주와 엄상백 두 투수가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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