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의 2026시즌은 이미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무리 캠프 첫날부터 일본 미야자키에 입국하자마자 곧장 야구장으로 총출동, 누구 하나 빠지는 선수 없이 정상적으로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기존에 미야자키 교육리그에서 활약했던 선수들까지 팀에 합류하면서, 이제 두산은 완전체가 됐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이제 상상을 초월하는 지옥 훈련 일정만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두산 선수단은 29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본격적인 마무리 캠프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에는 김원형 신임 감독과 홍원기 수석코치, 그리고 손시헌 QC(퀄리티 컨트롤) 코치 등과 선수 9명(김명신, 김인태, 박계범, 이유찬, 김기연, 박신지, 최민석, 최우인, 신우열)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그리고 오전 11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미야자키에 도착한 이들은, 이미 그곳에서 교육리그 일정을 소화했던 23명과 함께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기존에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했던 선수들은 일본프로야구(NPB) 2군 팀과 실전을 바탕으로 실력을 더욱 키운 상황이다. 이들은 아이비 스타디움(소프트뱅크 호크스 2군 경기장)에서 흙먼지를 일으키며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 미야자키에 이날 입성한 선수 9명까지 휴식 없이 곧장 선수단에 합류했다. 정장을 갖춰 입은 채로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이들은 곧장 유니폼으로 바꿔입었다. 그리고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쉴 틈도 없이 야구장으로 이동했다.
김 감독과 홍원기 수석코치, 손시헌 QC 코치도 당연히 야구장을 찾았다. 이들은 미야자키 교육리그 기간에 팀을 지도한 코칭스태프와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아울러 김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뒤 단체로 선수들과 인사를 나눈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먼저 선수단에 인사한 뒤 "여러분들이 교육리그에서 열심히 뛰고,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렇게 보니까, 여러분들 정말 보기 좋습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교육리그에서 분명히 여러분들이 경기를 치르면서 좋았던 점과 안 좋았던 점을 느꼈을 것이다. 이 기간에 좋았던 건 자기 것으로 확실하게 만들고, 부족했던 점은 더 노력해서 보완하는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또 여기 새로 온 수석코치와 QC 코치가 계신다. 나를 포함해 언제든지 궁금한 점, 사소한 점 등도 질문하길 바란다. 대화하면서 서로 알게 되는 시간, 빨리 친해지는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한 마디만 더하겠다며 선수단을 주목하게 했다. 그는 "미디어에서 지옥 훈련이 될 거라는 기사를 많이 봤을 텐데, 꼭 그렇지 않다. 여러분들이 해왔던 대로 그대로 훈련하면 된다"며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다독였다. 이어 "단, 중요한 건 여러분들이 다 젊다는 것이다. 11월이 아니면, 이렇게 훈련할 수 있는 장소를 찾기도 어렵고 시간적인 여유도 없다. 한 번 더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내가 필요한 게 뭔지 빨리 파악하는 선수가 정말 나중에 야구를 오래 하고 잘할 수 있다. 그동안 자신을 봐주셨던 코치님들께 감사하는 생각을 갖고, 남은 3주 동안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이날 김 감독은 처음 보는 선수들의 마음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려 노력했다. 하지만 실제 김 감독의 말처럼 백업이나 2군 선수들이 진짜 실력을 함양할 수 있는 시간은 지금뿐이다. 당장 오는 11월 24일부터 내년 1월 24일까지 비활동기간이다. 개인 운동은 할 수 있지만, 단체로 코치들한테 야구를 배우는 건 어렵다. 이어 2월부터 펼쳐지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실력을 키우는 건 늦다. 그때는 실력 키우기가 아닌,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몸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사실상 30일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 훈련에 돌입한다. 그런데 일정이 상상을 초월한다.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의 강행군이다. 일단 오전 6~7시께 기상. 아침 식사를 한 뒤 8시 30분에 야구장으로 출발한다. 이어 전체 미팅 후 야수들은 타격 및 수비 훈련에, 투수들은 불펜 투구 훈련에 각각 돌입한다. 국내 최고 투수 전문가로 꼽히는 김 감독은 마무리 캠프 때 최대한 공을 많이 던져 밸런스를 잡아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당장 30일에는 양재훈, 이주엽, 홍민규, 이교훈이 무려 80~100개의 불펜 투구를 소화할 예정이다.
계속해서 선수단은 점심 식사를 마친 뒤 웨이트 트레이닝과 나머지 훈련에 돌입한다. 오후 4시 30분께 훈련이 끝나고, 5시 30분에 저녁 식사를 한다. 그런데 이게 하루의 끝이 아니다. 진짜 훈련은 이때부터 시작이다. 오후 7시부터 야간 훈련이 계획돼 있다. 특히 이 시간에 신임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한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의의 경쟁이 펼쳐질 전망. 물론 잠은 언제 잘지 알 수 없다. 김 감독은 첫날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니무라 퓨처스팀 총괄코치와 오노 투수코치 등 교육리그를 이끌었던 코칭스태프와 함께 통역을 대동한 채 저녁 식사 이후에도 전략 회의를 했다. 과연 두산의 올해 마무리 캠프가 끝난 뒤 어떤 선수가 지옥 훈련 속에서 주인공으로 도약할 것인가. 벌써 두산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