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 간절히 찾은 한화 손아섭, 'KKK→천금 안타→동점 득점'으로 보답 받았다 [KS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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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안호근 기자
한화 손아섭(왼쪽)이 29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득점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손아섭(왼쪽)이 29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득점 후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첫 타석부터 그 분이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20년 가까운 커리어에서 3팀을 거치면서도 아직 우승 반지를 끼지 못한 손아섭(37·한화 이글스)은 누구보다 우승이 간절한 선수다. '그 분'을 찾을 만큼 절박했고 결국엔 기다림에 대한 보답을 받았다.


손아섭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8회 안타 이후 동점 득점에 성공했다. 이후 기세를 탄 한화는 7-3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NC 다이노스를 거쳤고 올 시즌 도중 '우승 청부사'의 특명을 안고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2023년 생애 첫 타격왕에 오르며 반등한 손아섭은 지난해와 올 시즌 모두 썩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았지만 한화 타선에 근성과 경험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중요한 타자였다.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타선을 이끌었다. 타율 0.263(19타수 5안타)를 기록한 손아섭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 두 경기 연속 안타 하나씩을 날렸지만 다소 아쉬움은 남았다.


홈으로 돌아왔지만 3차전까지 패하면 사실상 우승 실패나 다름 없었다. 역대 첫 3경기를 모두 패한 팀은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삼진을 당한 뒤 아쉬워하는 손아섭(오른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경기 전 만난 손아섭은 "일단 이기는 게 중요하다. 제가 1번 타자로서 더 많은 역할을 하면 분명 팀 분위기는 더 밝아질 것"이라며 "야구가 제 생각처럼 되면 4할 타자도 할 것이지만 최선을 다해도 결과는 제가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답답한 것도 있는데 중심 타선은 워낙 좋기 때문에 제가 더 분발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손아섭에게 거는 기대 효과는 분명하다. 손아섭도 잘 알고 있다. "타선 자체는 좋다. 제가 시작을 해야 하는 타순이다. 제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세리머니도 다른 선수들에 비해 크게 하는 편이라서 제가 출루를 많이 해야 뭔가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오로지 자신에게서만 문제를 찾았다. "중요한 타선에 있는 만큼 어떻게든 풀어나가야 되는데 좋은 컨디션은 솔직히 아니다"라면서도 "하지만 또 오늘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 오늘은 첫 타석에 들어갔을 때 '그분'이 오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그러나 야구는 역시나 기대대로,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LG 선발 손주영을 상대로 시즌 중 6타수 3안타로 강했으나 이날은 달랐다. 1회말 손주영과 승부에서 7구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손아섭은 3회와 5회엔 연속 3구 삼진을 당했다. 손주영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손아섭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5회까지 손주영에게 단 4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틀어막혔던 한화 타선은 1-3으로 끌려가던 8회말 육성응원과 함께 힘을 내기 시작했다. 송승기를 상대로 김태연이 2루타를 때려낸 뒤 타석에 나선 손아섭은 1구 높은 공을 골라내고 2구 직구에 파울을 기록하더니 3구 한복판으로 몰린 슬라이더를 강타, 우익수 앞으로 빠른 타구를 날렸다. 무사이기에 김태연은 무리하지 않고 3루에서 멈춰섰다. 결국 빅이닝의 시발점이 됐다.


손아섭이 8회말 안타를 날리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손아섭(오른쪽)이 안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루이스 리베라토의 삼진 이후 등판한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문현빈이 안타를 날려 한 점을 추격했고 2사 2루에서 채은성의 볼넷, 대타로 나선 황영묵까지 침착히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들어냈다. 손아섭은 동점 득점 주자로 홈을 밟았다.


이후 심우준과 역전 2타점 2루타, 최재훈의 2타점 적시타로 7-3으로 달아났고 그간 부진했던 김서현이 8회 1사에 등판해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내 대전에서 1999년 이후 26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를 만들어냈다.


4차전 한화는 선발로 라이언 와이스를 출격시킨다. LG는 요니 치리노스. 선발 맞대결에서 밀릴 게 없는 매치업. 타선의 활약에서 희비가 갈릴 가능성이 커졌다. 홈에서 타선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승리를 만들어냈기에 자신감이 더 커졌을 법하다.


손아섭은 LG 투수들에 대해 "똑같았다. 함덕주 선수만 정규시즌보다 너무 좋았고 나머지 투수들은 톨허스트도 그렇고 임찬규 선수나 나머지 (김)진성이 형 등 제가 공 쳤던 선수들은 정규시즌 때와 공이 달라진 건 없었다"며 "제가 정신만 차리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3차전의 '성공 경험'이 한화의 시리즈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대역전극을 이끈 손아섭이 이끄는 한화가 4차전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지고 있다.


손아섭이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안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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