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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감독님·동료들에 미안해" 김서현은 왜 그렇게 무너졌나 "안 좋았던 게 계속 생각이 나서..." 결국 아쉬움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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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안호근 기자
한화 김서현이 지난달 30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회초 투런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한화 김서현이 지난달 30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9회초 투런 홈런을 맞고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미안합니다."


33세이브를 달성했고 국가대표에도 승선했다. 그러나 특급 클로저 김서현(21·한화 이글스)에게 마지막 6경기는 악몽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팀에는 미안함만 가득했다.


찬란했던 한화의 올 시즌 마지막은 결국 2위였다.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1-4로 패하며 1승 4패로 고개를 떨궜다.


김서현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게 너무도 결정타였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는 데뷔 시즌과 지난해 중반까지도 고전했으나 이후 팀에서 없어서 안 되는 핵심 불펜 투수로 변신했고 올 시즌엔 33세이브(2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ERA) 3.14로 맹활약했다. 세이브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포함 총 74경기에 등판했는데 너무도 잘 던졌지만 마지막 6경기는 악몽 그 자체였다. 막판 뒤집기를 노리던 상황에서 열린 지난달 1일 SSG 랜더스전에서 세이브 상황에 등판한 김서현은 무명 선수 현원회와 이율예에게 연이어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한화의 역전 우승도 물거품이 됐다.


김서현은 이 충격을 쉽게 씻어내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에선 두 차례 등판했는데 아웃카운트 3개를 잡는 동안 2피홈런 3실점하며 고개를 떨궜고 한국시리즈에선 앞선 2경기에서 2이닝 동안 무실점 피칭을 펼쳤고 특히 3차전에선 5아웃을 책임지며 극적인 역전승의 승리 투수가 됐다. 한화가 무려 26년 만에 대전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승리를 거두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홈런을 허용한 뒤 당황스러워하는 김서현(왼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그러나 마지막엔 결국 새드엔딩이었다. 4차전에 등판한 김서현은 9회 박동원에게 투런포를 허용했고 주자를 남겨둔 채 강판됐는데 승계 주자까지 득점하며 3실점을 했다. 결국 한화는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고 분위기를 넘겨준 채 5차전에서도 패하며 최종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서현은 "랜더스전 때부터 안 좋은 모습을 계속 보였다. 끝맺음을 잘했어야 됐는데 안 좋은 게 많았다. 안 좋은 게 계속 생각이 나다 보니까 가을야구에 와서도 그런 것들이 아쉬웠다"며 "초반에는 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중반 지나고 후반 되다 보니까 너무 아쉬운 게 많았다"고 말했다.


33세이브를 챙긴 투수지만 결과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시즌이 됐다. 김서현은 "(정규시즌 때는) 잘하긴 했지만 솔직히 제 자신에게 그렇게 좋게 평가를 못하겠다. 마지막에 너무 많이 아쉬웠다. 항상 시즌 에도 팀에 도움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말을 많이 했는데 후반에 도움이 못된 것 같다"며 "이번 시즌 하면서 괜찮았던 것도 있는 반면에 안 좋은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벌써부터 고민이 많아지고 있다. 내년에 어떻게 준비를 해야 될지, 지금 당장은 또 WBC를 준비해야 되는데 여러 가지 생각이 너무 많다. 너무 잘하고 싶었던 마음이었다. 너무 잘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서현이 흔들려도 끝까지 믿고 기용한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어린 선수들은 많은 경험을 해야 한다. 감독 입장에서 다 잘해주고 완벽히 해주면 좋겠지만 20년 넘게 지도자 생활하며 느낀 건 어린 선수들은 숙제가 있는 것 같다"며 "나중에 그 선수들이 팀을 더 좋은 자리에 올려놓을 것이기 때문에 좋은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제자를 위로하는 듯한 메시지를 전했다.


기량이야 의심할 게 없는 투수다.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자신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김서현도 "비시즌 동안 마음을 고쳐 잡고 내년 시즌에 다시 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쉴 틈이 없다. 국가대표 소집이 코앞이다. 김서현은 대표팀에 합류해 오는 8~9일 체코, 15~16일 일본과 평가전을 준비한다. 내년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하는 과정이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가 내년을 위해서도 더 중요해졌다.


지난달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경문 감독(오른쪽).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김서현은 "최대한 빨리 생각을 비우고 가야 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제가 시즌 때 잘됐으면 금방 잊고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게 쉽지 않다보니까 최대한 노력을 해봐야 한다"며 "최대한 빨리 잊고 또 다른 대회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가서 잘 던지면 내년에 잘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은 있다"며 "프리미어12 때도 좋은 기억이 있으니까 그 기억 그대로 다시 갈 수만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팬들을 향해 "너무 많이 응원해주셨고 힘들 때에도 야구장에서 더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못하거나 잘하거나 항상 응원해주시니까 잘해야겠다는 마음이 많이 생긴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김서현은 구단 홍보팀을 향해 취재진 앞에서 못 다한 말을 따로 전달했다. 사과의 메시지였다. "응원해주신 팬분들, 믿고 기용해주신 감독님,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같이 올라온 동료들에게 미안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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