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배구 우리카드가 공격진들의 기복 있는 플레이에 3연패에 빠졌다. 공격 패턴의 다양화로 돌파구를 찾는 가운데 젊은 아웃사이드 히터 김형근(23)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4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경민대 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진에어 V리그 남자부 정규리그 1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KB 손해보험에 세트 점수 1-3(18-25, 25-15, 18-25, 31-33)으로 패했다.
이로써 우리카드는 3연패에 빠지며 승점 5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반면 3연승을 달린 KB손해보험은 3승 1패(승점 10)로 현대캐피탈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이날 우리카드는 KB손해보험이 전위를 조금만 높였음에도 크게 흔들렸다. 주포 하파엘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는 20점을 올렸으나, 공격 성공률이 34%에 불과했다. 알리 하그파라스트(등록명 알리)와 김지한도 고작 20점을 합작하는 데 그쳤다.
마우리시오 파에스 우리카드 감독은 단조로운 공격 패턴의 아라우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 4세트 세터를 한태준에서 이승원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더욱 손발을 맞춰보지 않은 조합인 탓에 아라우조의 4세트 공격 효율은 6.67%까지 떨어졌고 18-14의 유리한 리드도 지키지 못했다.
그 가운데 돋보인 것이 김형근이다. 인창고-한양대 졸업 후 2023~2024 V리그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우리카드에 입단한 김형근은 아웃사이드 히터지만, 팀 상황을 고려해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고 있다.
이날도 더블 스위치로 아포짓 스파이커로 투입됐고 75%의 높은 공격 성공률로 4득점(블로킹 1득점, 전위 3득점)을 해냈다. 특히 우리카드가 21-19로 앞선 4세트에서 한태준의 빠른 백토스를 상대 빈코트로 때려 넣는 장면이 백미였다. 이때 이준영과 야쿱이 막으려 했지만, 역동작이 걸렸고 김형근은 가볍게 2연속 득점에 해내며 KB손해보험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3연패에 빠진 파에스 감독을 미소 짓게 한 것도 김형근이었다. 파에스 감독은 "오늘 경기 긍정적인 요소는 벤치 선수들이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분위기를 바꿔준 것이다. 첫 세트에서 마지막까지 싸우는 좋은 모습을 보였고 심지어 한 세트를 따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서브는 우리가 위험 부담이 있어도 강하게 때리라고 했기 때문에 전혀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 벤치 선수들이 이렇게 경기를 뛰고 그런 분위기를 내는 건 가까운 시일 내에 아주 큰 이득으로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특히 김형근이 블로킹과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카드 아웃사이드히터진은 과포화 상태다. 기존의 알리, 김지한에 이시몬과 한성정까지 활약하면서 이제 프로 3년 차인 김형근은 백업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서고 있다.
파에스 감독은 "우리의 목표는 김형근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키우는 것이다. 하지만 현 로스터 상황에 맞춰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키가 크지 않은 공격수가 교체로 들어갈 때는 (높이가) 상대의 공략하기 쉬운 약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형근(키 196㎝)을 투입해 가져오는 높이에서의 유리함이 있다"고 투입 이유를 전하면서 "오늘도 아주 중요한 점수를 내줬고 공·수에서 정말 잘해주고 있다. 졌지만 이런 부분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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