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주전 3루수 노시환(25)이 역대급 국가대표 3루 경쟁에 혀를 내둘렀다.
노시환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1루는 당연히 준비해야 한다. 1루수 글러브도 준비했다"고 활짝 웃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지난 2일부터 훈련에 들어갔다. 내년 3월 열릴 2026 WBC를 위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한 '2025 NAVER K-BASEBALL SERIES'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대표팀은 8,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체코 야구 국가대표팀, 15,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야구 국가대표팀과 총 4번의 평가전을 치른다.
세대교체가 아닌 올해 성적과 현재 기량에 초점을 맞춘 덕분에 면면이 화려하다. 그중에서도 핫코너라는 별명답게 3루 자리가 쉽게 주전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하다.
노시환을 비롯해 송성문(29·키움 히어로즈), 문보경(25·LG 트윈스), 김영웅(22·삼성 라이온즈), 한동희(26·국군체육부대)까지 이들이 올해 넘긴 홈런 수만 131개에 달한다.
2년 만에 국대 3루수로 급부상한 송성문은 올해도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정해 타율 0.315(574타수 181안타) 26홈런 90타점 25도루, OPS 0.917로 MVP 급 성적을 냈다. 그런가 하면 마찬가지로 144경기에 출장한 노시환은 1262⅓ 수비 이닝으로 체력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타격에서도 타율 0.260(539타수 140안타) 32홈런 101타점 14도루, OPS 0.851로 홈런 개인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문보경과 김영웅은 어린 나이에도 각각 소속팀의 가을야구를 이끈 주역이었다. 문보경은 정규시즌 141경기 타율 0.276(515타수 142안타), 24홈런 108타점 3도루, OPS 0.831, 김영웅도 125경기 타율 0.249(446타수 111안타) 22홈런 72타점 6도루, OPS 0.778로 2년 연속 20홈런에 성공했다.
한동희는 비록 퓨처스리그지만, 올 시즌 100경기 타율 0.400(385타수 154안타) 27홈런 115타점 OPS 1.155로 2군을 지배하며 내년 시즌을 기대케 했다.
이러니 한국시리즈 주전 3루수 노시환도 1루 글러브를 챙길 수밖에 없다. 노시환은 "다들 너무 잘하고 각자의 장점이 다르다. 확실한 건 다들 나보다 배울 점이 많은 선수라는 것이고 (송)성문이 형은 나보다 수비를 잘한다. 그래서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루 미트를 대표팀 올 때만 들고 온다. 소속팀에서는 1루를 안 하는데 대표팀에서는 항상 1루를 같이 연습했기 때문에 1루도 자신 있다. 수비에서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 국제대회에서는 다른 나라도 투수들이 워낙 좋기 때문에 작은 수비 실수 하나에 승패가 갈린다. 그래서 나도 수비를 자신 있어 하기 때문에 욕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 간과한 건 지금 이 로스터에 지난해 KBO MVP 김도영(22·KIA 타이거즈)이 빠져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38홈런 40도루로 MVP를 수상했던 김도영은 올해 햄스트링 부상만 4차례 당하며 정규시즌 30경기 출전에 그쳤다. 현재도 몸 상태는 어느 정도 회복됐으나, 2026 WBC와 내년 시즌을 위해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만약 김도영까지 가세한다면 3루는 그야말로 아찔하다. 노시환은 "대표팀이 3번째인데 이번 3루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내년 WBC에 (김)도영이까지 오면 말이 안 된다. 정말 큰일 났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이어 "열심히 해야 한다. 팀이 필요하다면 어느 자리든 뛸 수 있다. 외야수도 되고 포수도 된다. 누가 다치면 나는 어디든 투입돼 헌신할 준비가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국가대표는 뽑히는 것만으로도 정말 영광인 자리다. 가슴에 태극기를 달았기 때문에 사소한 행동에도 신경 쓰면서 책임감을 가지려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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