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간판 수문장 김승규(35·FC도쿄)가 복수전을 다짐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11월 A매치 두 번째 상대는 3년 전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유일한 패배를 안긴 팀이다.
김승규는 10일 충남 천안시 입장면의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2022년 가나전은 가슴 아픈 경기였다. 그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2001년부터 약 20년간 파주NFC에서 훈련을 진행했던 대표팀은 이번 11월 소집부터 새로운 훈련장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에서 집결하게 됐다.
소집 첫날에는 김승규를 비롯해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 권혁규(낭트), 김태현(가시마 앤틀러스), 원두재(코르파칸), 이태석(오스트리아 빈), 조유민(샤르자) 등이 합류했다. 오후 1시경 귀국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오후 4시부터 진행된 훈련에 참석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올해 마지막 공식 일정을 치른다. 1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76위),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73위)와 11월 A매치 2연전을 치른다. 이번 두 번의 평가전은 A대표팀의 올해 마지막 공식 일정이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당시에도 대표팀 핵심 수문장이었던 김승규는 네 경기에서 모두 풀타임 활약하며 한국의 16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만 김승규는 조별리그 유일한 패배였던 가나전(2-3 패)에는 여전히 진한 아쉬움이 남았던 듯하다. 11월 두 번째 상대인 가나와 경기에 대해 "그 경기는 제게 가슴 아픈 경기였다. 16강에는 진출했지만, 그 경기에서 제가 해야 할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가나전에 나선다면 그때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최근 후방 빌드업 축구에서 골키퍼의 역할이 확대된 점에 대해서는 "요즘 감독마다 골키퍼에게 요구하는 스타일이 다르다"며 "예전에 사우디아라비아(알 샤바브)에서 비토르 페레이라(전 울버햄튼) 감독님과 훈련할 때 빌드업뿐 아니라 스위퍼처럼 수비 뒷공간 커버까지 요구받았다. 실수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그런 두려움 때문에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다. 팀의 전술 이 깨지지 않도록 자신감을 갖고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으로는 부상 관리를 꼽았다. 앞서 세 번의 월드컵(2014 브라질· 2018 러시아·2022 카타르)를 경험한 베테랑 김승규는 "7개월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월드컵이 있기 때문에 체력과 컨디션 조절이 중요하다"며 "의욕이 지나치면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밸런스를 잘 잡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내년 월드컵 경기에서도 활약할 경우 김승규는 대한민국 축구 역사상 이운재 골키퍼에 이어 두 번째로 네 번째 월드컵 무대를 밟게 된다. 김승규는 "처음 대표팀에 왔을 때는 개인적인 욕심이 컸지만, 이제는 팀의 목표가 더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의 최고 성적이 4강인데, 그에 버금가는 성적을 다시 한번 만들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앞서 홍명보(56) 감독은 "이번 일정에서는 결과(승리)가 중요하다"며 11월 평가전에서 FIFA 랭킹 관리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는 12월 조추첨에 앞서 본선 진출 48개국은 4개 포트로 분류되는데, 상위 포트로 분류될수록 이른바 죽음의 조를 피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에 김승규는 "포트2 진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월드컵에서 만날 수 있는 강팀들을 상대로 우리가 어떤 경기를 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새로운 시설에서 첫 훈련을 시작하는 만큼, 선수 모두가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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