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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 가면 부상 안 당한다고?' 왜 최고의 성과인가→내년에도 기대감 커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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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기자
두산 베어스 박지훈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훈련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박지훈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훈련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박계범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훈련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비록 올 시즌 가을야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최고의 성과로 꼽을 수 있는 한 부분이 있다. 바로 시즌 내내 부상자가 극히 적었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두산 구단 트레이닝 파트의 철저한 관리, 그리고 헌신이 있었다.


2025시즌 두산은 주전급 선수 중 부상자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에이스 곽빈이 내복사근 부상을 당한 점은 뼈아팠다. 또 내야수 안재석이 지난 8월 말 경미한 햄스트링 통증을 겪으며 며칠 동안 쉬기도 했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건강한 몸 상태를 유지하며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장했다. 특히 '베테랑 안방마님' 양의지는 주전 포수로 무려 130경기를 소화한 끝에 타격왕에 올랐다. 건강한 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비결이 무엇일까. 두산의 마무리 캠프가 한창인 미야자키에서 만난 홍성대 두산 수석 트레이너를 통해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홍 수석은 "저희의 공이라기보다는 선수들이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도 많이 배웠고, 서로 자신만의 루틴을 잘 지켰다. 또 선배들이 좋은 본보기가 됐다. 각자 컨디션의 좋고 나쁨에 따라 경기를 준비하는 자세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다"고 겸손하게 입을 열었다.


이어 홍 수석은 "사실 1:1로 선수단 관리를 하면 가장 좋지만, 인원 상 한계가 있다. 그래서 제일 중요한 건 선수들 각자 스스로 자신의 몸 상태에 따른 루틴을 만드는 것이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과 1월에는 선수들이 자발적으로 훈련에 열심히 임했다. 양의지와 김재환 등 고참들도 그 시기를 활용해 1년 내내 다치지 않는 몸 상태를 유지했다. 운도 좋았다. 물론 성적이 9등이라 저희도 함께 책임을 느끼지만, 잘한 건 아니더라도 저희로서는 최대한 할 만큼은 했다는 마음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연히 아쉬운 점도 있었다. 홍 수석은 "곽빈과 시즌을 함께 시작하지 못해 아쉬웠다. 또 임종성이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하다가 손가락 부상(골절)을 당했다. 팀 입장에서는 빨리 회복하도록 도운 뒤 팀에 합류하는 게 좋은데, 저희는 다친 부위를 또 다치는 것에 대해 가장 염려한다. 선수 본인이 가장 위축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실하게 치료를 한 뒤 부상이 재발하지 않는 쪽으로 가장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당장 앞만 보고 조급하게, 또 무리하게 경기에 내보내는 것보다 조금 늦더라도 완벽하게 치료하는 걸 가장 중시한다는 뜻이었다.


홍 수석을 비롯해 김민수, 천종민, 조광희, 유종수 트레이너까지 총 5명이 두산 선수단을 살핀다. 그리고 이들 모두 선수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그동안 두산을 리그 강팀으로 자리매김한 배경이기도 하다. 선수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생기면 트레이너가 그들의 이야기를 가장 먼저 들어주는 창구가 된다. 홍 수석은 "제가 선수들과 장난도 많이 치고, 이야기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경기장에서 팬들은 공을 보시지만, 저희는 선수의 표정이나 습관을 예의주시한다. 예를 들어 투수가 팔을 자주 털거나, 외야수가 몸을 날린 뒤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면 바로 긴장하는 식이다. 그때는 예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에서는 최대한 집중력 있게 하고, 밖에서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서로 가깝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뢰를 쌓고자 한다. 사실 선수가 숨기면 저희는 알 방법이 없다. 아파도 말을 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 버리면 저희도 상태를 알 수가 없다. 참고 이겨낼 것인지, 아니면 쉬어야 할지 등, 선수들도 저희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믿을 수 있지 않나. 그런 방향으로 팀을 이끌다 보니, 올 시즌에는 부상자도 덜 나왔던 것 같다"며 웃음을 지었다.


두산 베어스 오명진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훈련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훈련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야구장에 가장 빨리 나와 가장 늦게 출근하는 이들이 바로 트레이닝 파트다. 홍 수석은 "저희는 보통 정오 전에 출근해 일을 시작한다. 이어 경기 후 선수들이 오후 11시께 운동하고 치료까지 다 마치면 그때 저희는 정리를 시작한다. 집은 거의 잠만 자는 장소인 것 같다"라며 웃은 뒤 "저희 역시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는데, 그래서 다들 개인 운동을 하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못 버틴다. 제가 두산에서 20년 넘게 일했는데, 그래도 저희 팀은 가족같이 편안한 분위기라 선수들과 코치님들 모두 스트레스를 안 준다. 사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괜히 짜증도 날 수 있고 서로 힘들지 않나. 외부에 의해 강제로 바뀌는 것 없이, 계속해서 똑같은 인원이 같은 파트를 맡으면서 이어오다 보니까 이렇게 운영이 더 잘 되는 것 같다"며 구단에도 감사의 뜻을 표했다.


끝으로 홍 수석은 "요즘 선수들은 관리하기가 편하다. 예전에는 속상하면 술도 먹고, 그러면서 컨디션이 떨어지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신의 몸이 곧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선수들이 많다. 스스로 몸 관리를 잘하기 때문에, 저희 파트에서도 관리하기 편한 면이 있다. 또 서로 경쟁하지만, 그러면서 같이 끌고 가는 두산 특유의 문화가 있다. 사실 저는 심리학도 공부를 많이 했다. 선수들이 다치면 가장 우선으로 찾는 게 트레이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제일 먼저 찾는 게 트레이너"라면서 "그럴 때마다 커피 한잔하면서 거창하게 멘탈 코치까지는 아니더라도, 들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찾아오고, 같이 공감도 해주면서 그런 게 잘 되지 않았나. 선수들한테 고맙죠"라며 재차 선수들을 향해 고마움의 인사를 건넸다.


선수들의 마음도 똑같다. 마무리 캠프서 '주장' 역할을 맡은 김인태는 "스프링캠프부터 마무리 캠프, 또 비시즌까지 정말 고생을 많이 하는 분들이다. 특히 해외에서는 아무래도 국내보다 여건이 안 좋은데도, 오랜 시간 선수들을 케어해주는 점에 언제나 감사드린다. 덕분에 선수들 모두 큰 부상 없이 힘든 캠프를 잘 치르고 있는 것 같다. 부상 관리는 물론 힘들고 피곤한 스케줄 속에서 처지지 않도록 분위기까지 잘 만들어준다. 대단한 분들이다. 항상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트레이닝 파트를 향한 선수들의 신뢰와 소통. 내년 시즌 두산을 향한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 중 하나다.


두산 베어스 선수들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훈련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안재석의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훈련 모습.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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